이맘 때 쯤이면 들판에 청보리가 한창 자라고 있을 시기이다. 보리밭을 보고 있노라면 고향에 돌아와 어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포근하고 정겹다. 철없이 어릴 때는 보리밭에서 들어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잎을 따서 풀피리도 만들어 불며 향긋하고 부드러운 보리를 베고 누워서 놀았던 추억이 생각난다. 그렇지만 보리가 익어 도리깨로 타작을 할 때면 더운 여름이라 땀도 나고 보리 이삭이 몸에 붙어 몹시 따가워 싫었던 기억도 난다. 그렇게 어린시절을 보내고 고향을 떠난 후 친척도 친구도 떠나 뿔뿔이 헤어지고 없으니 이제는 옛날 그 고향은 마음속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해마다 봄 이맘 때 쯤이면 어릴적 그 청보리 밭이 생각이 나서 '보리밭' 노래를 나즈막히 불러보기도 한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이 있어 옮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