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親舊의 1周忌에

highlake(孤雲) 2021. 3. 13. 17:39

親舊의 1周忌

 

1964년고3 어느날 교정에서

오늘이 내 親舊 K君이 이승을 下直하고 떠난 지 꼭 1年이 되는 날이다.

멀리 떨어져 살았기에 자주 만날 수는 없었지만, 電話로, 映像通話로

자주 소식들은 주고받았는데 한동안 소식이 없어 궁금하던 어느 날

 

電話器 너머로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웅얼거리는

소리에 畢竟 무슨 일이 나겠구나 하고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에 그의 아내가 親舊의 訃音을 알려왔다. 

 

그러나 親舊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코로나 19라는 疫病 탓으로 家族 이외는 訪問 自體가 許諾되지 않는

狀況이었다.

그렇지 않다 해도 擧動이 自由롭지 못한 몸이라 問喪은 할 수 없는

形便이라 한 동안 먹먹한 心情으로 親舊가 떠나는 먼 길에 弔花하나

보내고 마음속으로 般若心經을 나즈막히 暗誦하면서  極樂往生을

빌며 배웅하였다.

 

내가 K를 만난 것은 高等學校 1學年 2學期였다.

K는 우리 집과는 形便을 비교할 수 없는 소위 잘 사는 집 큰 아들이었다.

K네 집과 우리 집이 直線距離로 약 100M 程度 떨어져 있었기에

登下校를 같이 하면서 自然스럽게 가까워진 契機가 된 것이다.

그 當時에는 大部分이 가난하게 살았기에 우리 집이 가난하다고

주눅이 들거나 나 自身이 초라해 보이는 것 같은 生覺은 없었다.

그냥 學校 같은 班 同期生 親舊 程度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지내면서

우리집에서는 먹어본 적 없는 밥을 K네 집에서  많이 얻어먹기도 하고

親舊 房에서 늦도록 놀다 오기도 하였다.

 

그렇게 親舊로 지내면서 오래 쌓은 情이 있었는데,

어느 날 멀리 京畿道로 移舍를 가고 는 消息을 모르고 지내기를 20餘 年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親舊 生覺이 나서 혹시나 하고 옛날 電話番號로 電話를

했는데 多幸히 通話를 할 수 있었다.

많이 늙어버린 모습에 茫然自失하며, 그 以後로 자주 수다를 떨며 서로 病

자랑도 하고, 지난 追憶도 얘기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런데 이 親舊가 다시는 못 올 먼 곳으로 떠나버리고  벌써 1周忌가 되니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다.

 

이제는 永永 볼 수 없는 親舊 K君의 極樂往生을 다시 한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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