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89

때로는 우회로가 바른길이다.

사람들은 지나고 나서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하고 후회를 많이 하게 되는데,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지 모른다. 삶은 언제나 매 순간 모든 일을 결정 하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순간의 결정이 언제나 잘 된 결정일 수 만은 없다. 실수나 잘못한 결정으로 삶의 목적을 잃고 잠시 혼돈에 빠질지라도 인생에는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반드시 또다른 아니면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또 다른 그 길을 찾아 목적지에 제대로 도착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길이다. 많은 길을 돌고 때로는 불필요하게 우회도 하게 되지만,어쩌면 그 길이야말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헤매는 것 같아 보여도 목적지에 도달해서 보면..

나의 이야기 2020.10.10

코스모스가 피면

가을이다. 코스모스가 가냘픈 여인처럼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면 나는 아련한 추억에 잠겨 눈을 감는다. 가슴아린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추억 한 아름을 남겨두고 떠나버린 그 여인이 이 가을 또 먼 그리움 한 가득 안겨준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던 계절에 우리 둘은 수줍게 만났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던 철없던 시절 만나서 수줍어 말조차 건네지 못했던 우리 둘 그러다 언제인지도 이유도 모른채 어느날 소식이 끊어지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혹시 지금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꼭 물어보고 싶은 말은 있다. 왜 소식없이 그렇게 헤어지게 되고 말았는지 그런데 아무래도 잘못은 내게 있을 것 같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 많이 흘러버린 세월에 그 때처럼 예쁘게 곱게 늙어 있겠지 이 가을 코스모스가..

나의 이야기 2020.09.23

태풍 마이삭

태풍 마이삭이 부산 서남쪽으로 상륙하여 동해안쪽으로 빠져 나갔다. 내가 살고있는 다대포 근처로 지나갔는가 보는데, 새벽 1시경부터 2시 사이에 지나가는지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창문을 흔들어대는 소리에 무서워 밖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 태풍 매미와 비슷한 세기라고 하는데 그때는 내가 지금의 바닷가에 살기 전이라 내가 겪어보지 않아 모르겠다. 그러다 새벽 2시 15분경부터 잠잠해져서 잠을 자고 아침 뉴스를 보니 바람이 초속 39.2M로 역대급이라고 했다. 그런데 밤에 그렇게 거세게 불어대던 거센바람은 사라지고 아침 바다에는 殘波만 남기고 바람은 조금 불고 있지만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맑고 평온하다. 지난 봄에는 단지내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이렇게 무성했는데 '마이삭'이 휩쓸고 가..

나의 이야기 2020.09.03

노인의 외로움

홀로 된 노인의 외로움 젊은 시절부터 나와 같이 술잔 기울이고 자주 만나고 친했던 친구가 늙으막에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 되고부터 홀로서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려니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달리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또 다른 친구는 중년에 이혼을 하고 딴 여자를 만나 그럭저럭 잘 사는가 했더니 늙은 나이에 헤어지고 혼자 지내다가 병이 들어 돌봐 줄 누구도 없이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고 다른 친구 하나는 고독사한지 6개월이 지난후에 발견 되어 무연고 장례를 치르렀고 뒤늦게야 신문에서 알게 되는 일이 있었다. 이렇게 늙으막에 홀로 사는 독거노인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무연고 독거노인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더니 이제 우리나라도 이러한 독거노인..

나의 이야기 2020.08.27

菩薩을 만났을까?

누가 말 했던가 "내가 태어나 가장 잘 한 일은 이 사람과 結婚(결혼)한 것이라고" 내가 하고싶은 말이 바로 이것이다. 내가 이 女人(여인)과 結婚(결혼)을 한 것이 生涯(생애) 가장 잘 한 일이라 말할 수 있다. 젊은 時節(시절)엔 더없이 사랑스런 戀人(연인)이었다. 누구라 夫婦間(부부간)에 티격태격이야 어찌 없을 것인가만, 우리 역시 티격태격하고도 한 이불속에 자다보면 칼로 물 베고 마는 것을 그 때야 꼭히 單間房(단칸방)이라서가 아니라도 한 房(방)에서 같이 잘 수 밖에 없었던 가난한 新婚(신혼)살림이었으니 그렇기도 했었다. 그러다 아이 둘 幸福(행복)한 웃음, 기쁨 주고 잘 자라서 제 짝 맺어 나가고...... 中年(중년)에야 서로 알만큼 알았고 별로 다툴일도 없이 親舊(친구)같은 同伴者 (동반자..

나의 이야기 2020.07.02

6월所懷(소회)

6월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나는 6월이면 여러가지 想念(상념)이 떠 오른다. 6일 顯忠日(현충일)에는 예전에 내가 健康(건강)할 때는 顯忠日行事(현충일행사)에 參席(참석)하고 忠魂塔(충혼탑) 壁(벽) 돌에 새겨진 내 아버지 이름석자를 찾아 默念 (묵념)을 드리곤 했었는데, 지금은 내몸에 障碍(장애)를 입어 擧動(거동)이 不便(불편) 하여 參席(참석)은 못하고 政府(정부)에서 하는 顯忠日行事(현충일행사)를 TV로 보면서 1분간 默念(묵념)하는 것으로 代身(대신)할 수 밖에 없다. 25일 6.25韓國戰爭紀念日(한국전쟁기념일)에는 지금까지는 別途(별도)로 하는 行事 (행사)도 없이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다. 같은 同族(동족)을 殺傷(살상)해야하는 悽慘(처참)한 戰爭(전쟁)의 소용돌이에 내 아버지는 어느 戰場..

나의 이야기 2020.06.30

윤 사월(閏 四月)

요즘은 생일(生日)을 음력으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옛날에는 대부분 집안 행사(行事)는 음력(陰曆)을 기준(基準)으로 했기에 생일(生日)도 주로 음력(陰曆)으로 생일(生日)밥을 해 먹었다. 그런데 올해는 윤년(閏年)이라 음력(陰曆) 4월이 윤달이다. 예전에는 윤달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름에도 정윤(禎閏), 윤자(閏子) 처럼 윤달 윤(閏)자가 들어가는 이름으로 짓기도 했다. 음력(陰曆) 윤달에 태어난 사람은 회갑년(回甲年 60세)에나 제대로 된 생일(生日)밥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자녀(子女)들 생일(生日)은 양력(陽曆)을 기준(基準)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 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옛부터 윤(閏)달은 공(空)달이라 해서 귀신(鬼神)도 눈을 감는다는 말이 있다. 윤..

나의 이야기 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