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304

오유지족(吾唯知足)

오유지족(吾唯知足) 한 일꾼이 상인과 먼길을 걷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자 그들은 강가에 앉아 밥을 먹으려 했다. 그때 느닷없이 까마귀 떼가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상인은 까마귀 소리가 흉조라며 몹시 언짢아하는데, 일꾼은 도리어 씩 웃는 것이었다. 밥을 먹고 서둘러 목적지에 도착한 상인은 일꾼에게 삯을 주며 물었다. "아까 까마귀들이 울어댈 때 자네가 웃는이유가 무엇인가?" "까마귀들이 저를 유혹하며 말하기를,저 상인의 짐 속에 값진 보물이 많으니 그를 죽이고 보물을 가지면 자기들은 시체를 먹겠다고 했습니다." "아니, 그럴 수가? 그런데 자네는 어떤 이유로 까마귀들의 말을 듣지 않았는가?" "나는 전생에 욕심을 버리지 못해 그 과보로 현생에 가난한 심부름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 욕심..

불교 2022.08.18

자비무적(慈悲無敵)

불교의 기본정신은 자비(慈悲)입니다. 자(慈)는 사랑의 마음으로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말하며, 비(悲)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주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은 세계를 대하는 태도로서 지혜를 바탕으로 하는 자비의 정신을 강조하여 인간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와 무생명체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자비를 베풀라고 강조합니다. 열반경 사자후보살품에 자비심에 대해 이릅니다. "중생들이 나를 해치려 하면 '이 사람이 나에게 보리의 인연을 심어 주는 구나. 만약 이런 이가 없었으면 나는 무엇을 의지해 도를 이를 것인가?' 이와 같이 생각하고 오히려 그를 자비심으로 대하라. 몸과 말과 생각의 세가지 업을 악에 물들이지 않게 하고, 말을 항상 부드럽게 하여 나쁜 말을 하지말고, 마음..

불교 2022.07.22

영가천도를 위한 법문

영가천도를 위한 법문 / 無比스님 살아있는 영가 부처님 말씀에는 소먹이는 목동이 도망간 소를 찾아서 절에 들어간 김에 부처님도 참배하고 법문도 들어서 부처님의 지혜를 배워가게 됐다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더운 날 우리는 지장백일기도를 위해 모였습니다. 소위 선망부모 영가를 천도하기 위해 모였지만 소 찾으러 갔던 목동처럼 우리도 이 인연으로 '살아 있는 우리들 영가'를 천도하는 기회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영가라는 말을 수없이 하지만 아무도 영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생각 돌이켜 보면 사실은 살아있는 우리들 모두가 영가입니다. 부처님은 살아있는 우리들 영가를 천도하기 위해서 돌아가신지 수십 년 된 영가를 천도한다는 명목을 붙이셨습니다. 죽은 영가를 표현하는 말 중에 '의처부목지..

불교 2022.07.22

'우리가 이 세상에 오고 가며 만나게 되는 인연은

불교에서는 인간의 사고로는 가히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시간이나 끝이 없는 시간을 '무량겁(無量劫)'이라고 하며, 다른 말로는 영겁(永劫)이라고도 합니다. 보통 일겁은 우주가 한번 생겼다가 없어지는 시간대를 일컫는데 무량겁은 얼마나 긴 시간일까요? 가히 인간의 사량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불가설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우리가 이 세상에 오고 가며 만나게 되는 인연은 우주가 수천 수만번 생멸을 거듭하는 세월동안 쌓아 온 지중한 인연의 결과'라고 하십니다. 화엄경에 이릅니다. "한 국토에 같이 태어난 인연은 일천겁의 인연이요, 하룻동안 동행한 인연은 이천겁의 인연이요, 하룻밤을 동숙한 인연은 삼천겁의 인연이요, 한 마을의 이웃사촌은 사천겁의 인연이요, 남녀가 하룻밤을 동침한 인연은 육천..

불교 2022.06.14

살아 있는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숫타니파타에 이릅니다. 인간의 목숨은 예측할 수 없고 언제까지 살지 알 수도 없다.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에도 괴로움은 언제나 그림자처럼 뒤따른다. 살아 있는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늙으면 이윽고 죽음이 오나니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것들의 운명이다. 익은 과일은 빨리 떨어진다. 이처럼 살아 있는 것 들은 죽지 않을 수 없나니 그들에게는 언제나 죽음의 검은 공포가 있다. 제 아무리 잘 구워낸 도자기라도 마침내는 모두 깨어져 버리고 말듯 인간의 목숨 또한 이와 같은 것. 젊은이도 늙은이도, 어리석은 자도 현명한 자도 죽음 앞에는 모두 무릎 꿇는다.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사람들은 죽음에 붙잡혀서 저 세상으로 가고 있지만 그러나 아버지도 그 아들을 구할 수 없고 친척도 그 친척을 구할 수 없..

불교 2022.06.02

고통의 근원을 따져보면 대게가 재물로 귀착됩니다

이 세상에 재산 많은 사람들 어리석어 베풀 줄 모르고, 그저 거두어 쌓아둘 줄만 아니 끝없는 탐욕만 날로 늘어만 가네. 욕심많은 임금은 폭력을 휘둘러 땅덩이를 정복하고 바다까지 차지하니, 바다 이쪽에서 만족할 줄 모르고 바다 저쪽까지 차지하려 허덕인다. 세상의 임금과 그 많은 사람들이 탐욕을 떠나기 전에 죽음이 온다. 원래 탐욕이란 만족이 없는 것이거늘, 목숨을 마친 뒤엔 거지 신세로 가는 구나. 가족들이 머리풀고 슬피울면서 우리 식구 살려달라 울부짖지만, 삼베에 꽁꽁 묶인 채 밖으로 들려나와 쌓아놓은 장작 위에 불태워진다. 많은 재물버리고 옷 한 벌로 태워지나니, 살아서 웃고 울던 일가 친척들 장대에 찔리면서 불타는 그 사람에게 누구 하나 힘이 되어 돕지 못하네. 쌓은 재물은 상속자가 가져가고 자신은 ..

불교 2021.06.19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 달라이 라마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 달라이 라마 우리는 인간이기에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피하고 싶어한다. 나의 좁은 경험으로 볼 때,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닦고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귀의한 불교 전통에서는 마음을 닦는 참선을 수행함으로써 바른 마음(正覺)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때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마음을 고요히 하는 것이 참선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바른 생각에 익숙해지는 것도 참선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경전과 기도문을 늘 읽고 암송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나는 오랜 세월 '마음을 단련시키는 여덟 노래'에서 큰 영감을 얻어왔다. ​ 1. 지고의 목적을 달성하므로 소원을 들어주는 보석보다도 뛰어난 모든 지각 있는 존재를 난 늘 가장 사랑스럽게 품으련다..

불교 2021.04.19

달라이라마의 기도문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언제나 나자신을 가장 미천한 사람으로 여기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상대방을 최고의 존재로 여기게 하소서. 나쁜 성격을 갖고 죄와 고통에 억눌린 존재를 볼 때면 마치 귀한 보석을 발견한 것처럼 그들을 귀하게 여기게 하소서. 다른 사람이 시기심으로 나를 욕하고 비난해도 나를 기쁜 마음으로 패배하게 하고 승리는 그들에게 주소서. 내가 큰 희망을 갖고 도와준 사람이 나를 심하게 해칠 때 그를 최고의 스승으로 여기게 하소서. 그리고 나로 하여금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모든 존재에게 도움과 행복을 줄 수 있게 하소서. 남들이 알지 못하게 모든 존재의 불편함과 고통을 나로하여금 떠맡게 하소서.

불교 202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