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최승자 가을/최송자 세월만 가라,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니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니다. 그리고 일진 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 칩디다. Autumn Leaves 詩 모음 2017.11.01
내가 흐르는 강물에/김남조 내가 흐르는 강물에 / 김남조 구름은 하늘이 그 가슴에 피우는 장미 이왕에 내가 흐르는 江물에 구름으로 친들 그대 하나를 품어가지 못하랴 모든 걸 단번에 거는 도박사의 멋으로 삶의 의미 그 전부를 후회없이 맡기고 가는 하얀 木船이다 차가운 물살에 검은 머리 감아 빗으면 어디선지.. 詩 모음 2017.11.01
찬 달빛과 늙은 벌레소리에 가을꽃은 피고 진다. 국화를 위해서는 가을밤도 길지 못하다. 꽃이 이울기를 못 기다려 물이 언다. 윗목에 들여놓고 덧문을 닫으면 방안은 더욱 향기롭고 품지는 못하되 꽃과 같이 누울 수는 있는 것 가을 밤의 호사다. 나와 국화뿐이려니 하면 귀뚜리란 놈이 화분에 묻어 들어왔다가 울어대는 것도 싫지는 않.. 詩 모음 2017.10.23
아름다운 사랑 詩/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며 눈 마주쳐 마음 비춰 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詩 모음 2017.10.23
날개/천상병 --------------------------------------------------------- 넋두리 내겐 어느 날부터 일어설수도 앉을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되니 여행은 꿈 속의 일, 아! 예전처럼 그렇게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걷고 싶다. 그런 때가 내겐 없었던 일인 것만 같다. 불과 얼.. 詩 모음 2017.10.22
호수/정지용 白頭山 天地淵 호 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1920년대~1940년대에 활동했던 정지용 시인이 1930년에 발표한 시로 1935년에 발간한 첫 시집 정지용 시집에 실려 있다. 감정과 언어의 절제가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간결한 시어를 통.. 詩 모음 2017.10.22
소찬/박목월 오늘 나의 밥상에는 냉이국 한 그릇 신태新苔 미나리김치 투박한 보시기에 끓는 장찌개 실보다 가는 목숨이 타고난 복록福祿을. 가난한 자의 성찬盛饌을. 묵도默禱를 드리고 젓가락을 잡으니 혀에 그득한 자연의 쓰고도 향깃한 것이여. 경건한 봄의 말씀의 맛이여. 詩 모음 2017.10.22
사랑하는 이유/이해인 사랑하는 이유 /이해인 그대 내게 왜사랑하는가 묻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를사랑함에 있어 별다른 까닭이있을 수 없습니다. 꽃이 피고..바람이 불고..낙엽이 지듯.. 사람이 사람을사랑하는 일은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니... 그대 내게 왜사랑하는가 묻지 마십시오. 공기가 있으니호흡을 .. 詩 모음 2017.10.21
맛과 멋/피천득 맛과 멋 / 피 천득 맛은 감각적이오,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 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생활은.. 詩 모음 2017.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