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찬 달빛과 늙은 벌레소리에 가을꽃은 피고 진다.

highlake(孤雲) 2017. 10. 23. 14:47



 

국화를 위해서는 가을밤도 길지 못하다.


꽃이 이울기를 못 기다려 물이 언다.


윗목에 들여놓고 덧문을 닫으면 방안은 더욱 향기롭고


품지는 못하되 꽃과 같이 누울 수는 있는 것


가을 밤의 호사다.



나와 국화뿐이려니 하면


귀뚜리란 놈이 화분에 묻어 들어왔다가


울어대는 것도 싫지는 않다.


- 이태준(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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