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시/이외수 11월의 시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詩 모음 2017.11.26
숲/이정하 숲 /이 정하 내 안에서 너를 찾았다. 내 안에 갇혀 있는 것도 모른 체 밤새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헤매 다녔다. 벗어날 수 없는 숲, 가도 가도 빠져 나갈 길은 없다. 묘한 일이다, 그토록 너를 찾고 다녔는데 너를 벗어나야 너를 볼 수 있다니 내 안에 갇혀 있는 것도 모른 체 나는 한평생 너.. 詩 모음 2017.11.26
바람 부는 날의 풀 / 류시화 바람 부는 날의 풀 / 류시화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에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詩 모음 2017.11.25
푸르던 잎은 / 동산 김일수 푸르던 잎은 / 동산 김일수 가을비 내리던 날 그리움의 빛을 기다리던 이파리가 촉촉이 눈가를 적시며 붉은 가슴을 만지작거리네 가을 길로 접어들면서 푸르던 잎은 생기를 잃고 새벽마다 이슬에 안겨 흐느껴 울었다 찬바람이 스치면 더욱 쓸쓸해지겠지 빈곤한 흔적은 더욱 애틋해지고 .. 詩 모음 2017.11.23
어느 날 문득 / 정용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잘 한다고 하는데 그는 내가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겸손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나를 교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그를 믿고 있는데 그는 자기가 의심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사랑하고 있.. 詩 모음 2017.11.20
겨울 나그네/관허스님 겨울 나그네 /관허스님 낙엽따라 여기오니 너무 춥다. 지금쯤 져버린 꽃잎도 아플 것이다. 그리움을 남긴 지난 가을 신열로 아플 것이다. 한 번쯤은 소리 없이 떠나야 하는 이 길을 걸어간다면 바람 부는 겨울날에 내리는 눈 마음에서 물고기로 요동친다. 눈으로 조그마한 움막 짓고 바람.. 詩 모음 2017.11.18
가을남자/일만 전세창 가을남자 /일만 전세창 낙엽이 서러운 가을남자 추억이 그리운 가을남자 노란은행잎 옷깃을 스치면 가을남자의 방황이 시작된다 세월이 야속한 가을남자 인생이 덧없는 가을남자 스산한 바람이 두뺨을 스치면 가을남자의 고독이 시작된다 레인코트 깃을 올리며 공원벤치에 홀로앉아 상.. 詩 모음 2017.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