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푸르던 잎은 / 동산 김일수

highlake(孤雲) 2017. 11. 23. 10:12


푸르던 잎은 / 동산 김일수



가을비 내리던 날

그리움의 빛을 기다리던 이파리가

촉촉이 눈가를 적시며

붉은 가슴을 만지작거리네 

 
가을 길로 접어들면서

푸르던 잎은 생기를 잃고

새벽마다 이슬에 안겨

흐느껴 울었다 

 
찬바람이 스치면

더욱 쓸쓸해지겠지

빈곤한 흔적은 더욱 애틋해지고

고요 속의 자연의 울림은

낮과 밤의 사이에서 자란

움벼를 바라보는 것 

 
세상의 빚진 모습인 듯

그렇게 푸르던 이파리는

기다림의 흔적으로 붉게 물들인다.



 


출처/가장 행복한 공부 카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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