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관허스님
낙엽따라 여기오니 너무 춥다.
지금쯤 져버린 꽃잎도 아플 것이다.
그리움을 남긴 지난 가을
신열로 아플 것이다.
한 번쯤은 소리 없이 떠나야 하는
이 길을 걸어간다면
바람 부는 겨울날에 내리는 눈
마음에서 물고기로 요동친다.
눈으로 조그마한 움막 짓고
바람으로 세상 말리며 살고 싶어
겨울의 나그네로 떠다닌다.
눈보라치는 길을 가다보면
낙엽이 아직 흩어져 길 위에 쌓이고
가슴앓이 하는
내 시간의 계절로 돌아가는 마음
정처 없이 눈길을 걸어간다.
너무나 여려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 하늘의 뭇 별들
내가 지금 그런 별이면 어떠하랴.
지금은 추억의 집을 지으려, 바람으로 떠도는 마음인데
내 마음의 집은 여기서 너무 멀다.
<옮겨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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