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289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동물 세계의 숨은 이야기

판다(panda)는 느려 터지고 게으른(be slow and lazy) 동물로 알려져 있다. 수줍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be famously coy). 그러나 실제로는 하루에 40차례 성관계를 갖는다고(have sex 40 times a day) 한다. 암컷은 수컷 여러 마리로 하여금 자신의 취향에 맞게 경쟁을 시킨다(have several males compete for her favors). 나무 껍질에 누가 제일 높이 오줌을 싸는(urinate highest on the bark of a tree) 가도 따진다. 상어(shark)가 입을 벌리고 미친 듯이 헤엄치는(swim like crazy with their mouths open) 것은 아가미에 산소가 들어가게 하기(allow oxygen to..

신문 스크랩 2021.03.04

초콜릿 걸

아침 햇살이 화사하다. 선이 고운 옆얼굴의 여인이 우윳빛 피부에 잘 어울리는 핑크색 보닛을 쓰고, 어깨에 두른 흰 숄은 허리를 잘록하게 조인 보디스 안으로 단정하게 밀어 넣었다. 그녀가 걸을 때면 슬리퍼의 나무굽이 마룻바닥을 딛는 소리보다 회색 스커트와 빳빳한 리넨 앞치마가 서로 스치며 사부작대는 소리가 더 클 것 같다. 여인은 칠기 쟁반 위에 물 한 컵과 귀한 초콜릿 음료를 받쳐 들고 귀부인의 침상으로 가져가는 중이다. 꽃무늬를 그려 넣은 마이센 도자기는 귀부인이 푹신한 침대에 앉아 쟁반을 받아도 흔들리지 않도록 찻잔을 꽂을 수 있는 은받침에 얹었다. 바스락대는 앞치마, 투명한 유리컵, 매끈하고도 묵직한 칠기의 표면과 부드러운 거품이 찰랑대는 진한 초콜릿의 질감이 손에 만져질 듯 또렷한 이 그림은 장-..

신문 스크랩 2021.02.16

무엇이 성공인가?

무엇이 성공인가 /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1803~1882)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서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조선일보 오피니언 중에서 일부 편집함 -

신문 스크랩 2021.02.15

백성 좀먹는 간사한 지식인

시인 김지하는 1970년 ‘오적(五賊)’이란 풍자시를 통해 당시의 재벌, 국회의원, 고위 관료, 장차관, 장성들을 비판했다. 더욱 통렬한 부분은 이 오적을 탄핵하려 해도 포도대장마저 매수돼 오적의 개집이나 지키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풍자한 대목이다. 시인은 아마도 ‘을사오적(乙巳五賊)’에서 이 말을 가져온 듯한데, 중국 역사에도 이와 비슷한 풍자의 전통이 있다. 법가(法家)의 한비자(韓非子)는 이미 오래전에 오두(五蠹)를 말했다. 다섯 종류의 좀벌레[蠹]라는 뜻이다. 낡은 이상이나 달달 외는 유가(儒家), 말재주나 부리는 세객(說客), 사사로운 무력으로 국법을 무력화하는 유협(游俠), 병역이나 세금을 피하는 권문귀족, 농민의 이익을 앗아가는 상공인을 오두로 꼽았다. 1895년 청일전쟁 패배 이후 청나라에는..

신문 스크랩 2021.01.13

기득환실 (旣得患失)/정민 世說新語

지금 나라의 현실과 너무 흡사하여 朝鮮日報 오피니언 정민의 世說新語중 旣得患失을 옮겨 봅니다. 1658년, 72세의 윤선도(尹善道·1587~1671)가 효종에게 ‘국시소 (國是疏)’를 올렸다. 글의 서두를 이렇게 열었다. “전하께서 바른 정치를 구하심이 날로 간절한데도 여태 요령을 얻지 못하고, 예지(叡智)를 하늘에서 받으셨으나 강건함이 부족하여, 상벌이 위에서 나오지 않고, 정사와 권세가 모두 아래에 있습니다. 대개 완악하고 둔한데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얻으려 안달하고 잃을까 근심하는 자는 성인께서 말씀하신 비루한 자들이고, 겉으로는 온통 선한 체하면서 속으로는 제 한 몸만 이롭게 하려는 자는 성인께서 말씀하신 가짜요, 말만 번지르르한 자들입니다. 지금 세상에서 행세하는 자는 대부분 이 같은 부류입니..

신문 스크랩 2021.01.07

歲寒圖(세한도)

추사 그림에 文士 20인의 찬사…15m 대작 ‘세한도’ 공개 오늘부터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평안’ 특별展 추사 김정희 '세한도'. 그림: 23.9x70.4cm, 글씨: 23.9x37.8cm. /국립중앙박물관 "우선(藕船·이상적의 호), 이것을 보게.” 1844년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가 유배지 제주에서 붓을 들었다. 외부와 단절된 귀양살이 5년 차. 58세 추사는 마른 붓에 진한 먹물을 묻혀 초라한 집 한 채와 소나무 두 그루, 측백나무 두 그루를 그렸다. 유배지의 자신을 잊지 않고 연경(燕京·지금의 베이징)에서 귀한 책들을 구해다준 제자 우선 이상적(1803~1865)의 인품을 칭송하며 답례로 그려 보낸 것이다.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송백이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

신문 스크랩 2020.11.24

식물의 凋落(조락)을 부추기는 쓸쓸한 가을 바람

‘추성부(秋聲賦)’라는 제목의 이 글 속에서 그에게 가을은 우선 날카로운 쇠붙이 소리로 다가온다. 아울러 조용하며 빠르게 행군하는 군사들로써 드러내는 숙살(肅殺)의 분위기다. 가을은 그렇다. 음양오행(陰陽五行)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북반구에 가을이 오면 식생(植生)은 차츰 말라가다가 잎을 떨군다. 겨울을 견디기 위한 식물 나름의 생존 대응이다. 그런 식물의 조락(凋落)을 부추기는 가을바람은 ‘쓸쓸’하다. 큰 거문고 슬(瑟)은 “쓰윽~ 쓱” 소리를 낸다. 그 둘을 합친 ‘슬슬’이 우리말 ‘쓸쓸’로 변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가을바람의 형용에 잘 등장한다. 소슬바람의 ‘소슬(蕭瑟)’도 같은 맥락이다. 메마른 잎과 가지를 스치는 으스스한 가을바람의 의성(擬聲)이다. 가을바람의 별칭은 더 있다. 방..

신문 스크랩 2020.11.06

매미성

17년 전 닥쳤던 태풍 매미를 소환한 건 최근 연이어 온 태풍 바비·마이삭·하이선이었다. 매미급 태풍이란 뉴스에서다. 기자는 앞서 한 달 전쯤 ‘어린이 조선일보’에서 태풍 매미를 오랜만에 떠올렸다. 매미성(城). 사진으로 보니 유럽의 고성(古城) 같았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있는 이 성은 높이 12m, 둘레 150m에 전망대와 꽃밭도 갖추고 있다. 한 남자가 2003년 10월부터 한 개에 30~60㎏짜리 네모난 돌 2만여개를 쌓아올린 결과물이다. 설계도 한 장 없이 17년 동안 쌓은 성이라니 입이 쩍 벌어질 만하다. 백순삼(66)씨. 매미성의 성주다. 아니 정확히 매미성을 쌓은 노동자이다. 매미성은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에만 40만명이 찾았다. 그런데도 입장료, 주차료가 모두 공짜다. 백씨에게 전화를 ..

신문 스크랩 2020.09.17

奸臣의 세가지 유형

공자는 군자(君子)의 세 유형으로 인자(仁者) 지자(知者) 용자(勇者)를 말했다. 적어도 이 중 하나에만 해당해도 군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자는 불우(不憂), 지자는 불혹(不惑), 용자는 불구(不懼)라고 했다. 인자는 공적인 일에 진정 애정을 쏟기 때문에 사사로운 근심은 없다는 뜻이다. 지자는 그릇된 사람이나 일에 미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용자는 매사에 떳떳하고 당당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공자는 '주역(周易)'을 풀이한 계사전(繫辭傳)에서 그 반대 유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움[德]이 두텁지 못하면서 지위가 높거나, 사리(事理)에 대한 앎이 작으면서 도모하는 바는 크거나, 역량은 작으면서 맡은 바가 무거우면 화(禍)를 당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이 셋은 각각 인자·지자·..

신문 스크랩 2020.08.05

비에 관한 여러가지 이름

해마다 6월중순부터 7월 중순경까지 장마가 계속된다. 옛부터 나라를 잘 다스리는 성군(聖君)은 치산치수(治山治水)에 능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치수가 잘 되지 않아 장마철에는 홍수가 나고 산사태가 나서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군데군데 저수지를 설치하고 강물을 조절하는 등 물 관리를 잘 하고 있어서 예전처럼 강이 범람을 하고 홍수가 나는 일이 거의 없다.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는 폭우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고 피해가 많다는 보도가 있었다. 때로는 장마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흔히 마른 장마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물부족 현상이 생기고 대지는 가물고 건조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 는 연일 계속 되는 장맛비가 갑자기 폭우로 변해 동천이 범람하는 물난리를 겪기도..

신문 스크랩 20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