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240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구글맵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해외여행이 풍성해졌다. 이전 같으면 길이 복잡해 포기할 만한 곳도 곧잘 찾아가곤 한다. 구글맵이 있어도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다. 대도시의 기차나 지하철역에 도착했을 때다. 예전의 나는 역 안의 지도나 안내도를 보면서 정확한 길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젠 빠르게 그곳을 벗어나 밖으로 나간다. 밖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 봐야 정확한 길을 찾기 힘들고, 밖으로 나와 움직여봐야 비로소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잘못된 길이라도 가봐야 목적지에서 멀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가이다. 작가 초기 나는 완벽한 플롯, 나를 목적지까지 안내해 줄 지도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실패를 통해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

신문 스크랩 2023.11.25

‘신선의 고장’ 부산

부산은 ‘신선의 고장’이었다. 부산의 옛 이름인 동래(東萊)는 동쪽에 있는 봉래다. 봉래는 중국의 옛 신화서인 ‘산해경(山海經)’에서 바닷속 신선이 산다고 언급된 곳이다. 부산의 영주동(瀛州洞)이라는 곳은 사마천의 역사서인 ‘사기(史記)’에서 말한 신선과 불사약이 있다는 삼신산인 봉래, 방장, 영주 가운데 영주에서 파생된 명칭이다. 즉 부산이라는 공간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신선이 살 만한 곳,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낙원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도교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최치원은 부산 앞바다에서 노닐다가 구름과 바다가 잇닿은 신선 세상에 감탄해 ‘해운대’라는 명칭을 붙였다. 부산의 해안을 따라가다 만나는 ‘신선대’는 신선이 백마를 타고 노닐었다며 생겨난 이름이다. 바다가 굽어 보이는 태종대에..

신문 스크랩 2023.11.14

북한이 하마스처럼 하지 않을 이유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상대로 극악한 공격을 했다. (carry out a heinous attack against civilians).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을 인질 구출 지상 공격과 보복 전쟁으로 유인해(lure Israel into a ground attack to rescue hostages and a retaliatory war) 다수의 민간인 희생을 유발함으로써 (cause numerous civilian casualties) 팔레스타인 국가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모으려(drum up international support) 하는 듯하다. 북한 김정은은 전술적 교훈(tactical lessons)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 차원(strategic level)에선 크..

신문 스크랩 2023.11.02

은퇴 자금 10억 필요? 은행·보험사의 공포 마케팅이다

.........중약) 현대 사회에서 돈이 중요한 것은 맞는다. 시장경제 사회에서, 사람의 생존을 위한 모든 기본적 욕구는 돈에 의해서 충족된다. 주거 환경이나 사회 경제적 상황이 사람들의 생물학적인 노화 속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돈은 사람의 건강수명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의 경우, 경제적으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이들보다 기대 수명이 20년이나 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득 수준이 하위 20%인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65.2세로, 상위 20% 국민의 건강수명(73.3세)에 비해 8.1세 낮았다(2018년 기준). 그러나 돈이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이 배금주의(拜金主義)적 시각에 기여하는 것 중 하..

신문 스크랩 2023.11.01

최씨, 정씨 국민은 특별하다

‘최’는 정확히 발음하기 어렵다, ‘정’은 깊고 길게 소리내야 한다 우리나라 3대 성씨는 김(金), 이(李), 박(朴)이다. 김이 20%, 이가 15%, 박은 8% 정도의 분포. 인구로는 약 2200만을 차지한다. 그다음이 바로 최씨(崔氏)와 정씨(鄭氏). 각각 233만과 215만. 4.7%와 4.3%. 근소한 차이다(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최와 정, 둘은 맞수다. 무엇보다 한국어 음운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존재다. 최씨부터 보자. 한글 단모음 10개 중 가장 어려운 발음의 외연을 갖는다. ‘최’를 ‘체’ ‘췌’ ‘채’ 등으로 소리 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단모음은 소리 낼 때 입 모양의 처음과 끝이 똑같다. 깨끗하고 산뜻해야 하는 소중한 소릿값이다. ‘됩니다’ ‘왼쪽’ ‘뵐게요’ ‘뇌리’ ‘(..

신문 스크랩 2023.10.22

알츠하이머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알츠하이머(Alzheimer’s disease)와 치매(dementia)는 동의어(synonym)가 아니다. 치매는 일련의 인지 장애를 지칭하는 포괄적 용어(umbrella term for a series of cognitive impairments)로, 200종류 이상이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형태가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이다. 1906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psychiatrist)이자 신경 병리학자(neuropathologist)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be named after him). 아직은 불치병(incurable condition)이다 보니 일반적 오해(common misconception) 나 잘못된 믿음(false belief)이 많다. 알츠하이머는 단순한 노화..

신문 스크랩 2023.10.19

다섯 가지 난제

지기(知幾)란 미리 일의 조짐을 알아낸다는 말이다. 이를 잘하는 사람을 옛날에는 현자(賢者)라고 했다. 춘추시대에 지기(知幾)를 잘하는 사람으로 진(晉)나라 숙향(叔向)이 있었다. 사마천 ‘사기’ 초세가(楚世家)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초나라의 혼미한 후계 구도를 언급하며 진나라에 머물다 귀국한 초나라 왕자 자비(子比)가 왕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이에 숙향이 말했다. “나라를 차지하고 소유하는 데는 다섯 가지 난제[五難]가 있습니다. 총애하는 사람만 있고 뛰어난 사람이 없는 것[有寵無人]이 첫째요, 뛰어난 사람은 있지만 안에서 가까운 사람이 없는 것[有人無主]이 둘째요, 안에서 가까운 사람은 있지만 모책을 내는 사람이 없는 것[有主無謀]이 셋째요, 모책을 내는 사람은 있지만 ..

신문 스크랩 2023.10.19

수면장애 진료 100만명... 아침에 먹은 계란, 밤잠 늘린다

요즘은 동네 곳곳에 병원들이 한 건물에 몰려 있어 사람들이 이용하기가 편하다. 나이 많은 노인들은 병원을 쇼핑하듯이 다닐 수 밖에 엾는데 한 건물에 병원들이 모여있으니 편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요즘은 나이 많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 (정신)신경과 병원을 많이 찾는데 그중 일부는 잠을 못자서 소위 불면증(不眠症) 때문에 신경과 병원에서 상담을 하고 진료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의 아내도 몇달 전부터 밤에 잠을 못자고 낮에도 잠이 안와서 힘들어 하다가 신경과 병원엘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는데 마침 조선일보 오피니언에 이런 글이 있어서 혹시 도움이 될까 옮겨 봅니다. [김철중의 생로병사] 계란 성분은 햇빛에는 세로토닌, 해 지면 멜라토닌으로 바뀌어 오전 6시에 일어나면 밤에 졸리기 마련, 늘..

신문 스크랩 2023.09.05

수분 섭취,커피는 되고 술은 안되는 이유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속설(myth)이 있다. 하루에 2리터, 일반 컵으로 최소한 8잔은 마셔줘야 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져 왔다(be accepted as an established theory). 세계보건기구(WHO)도 하루 1.5~2리터를 권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 건강 매체 ‘The Healthy’에 따르면, 최근 영양학자(nutritionist)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충분한 수분이 건강 전반에 필수적인(be vital for your overall health) 것은 분명 하지만,적절한 하루 물 섭취량(adequate daily water intake)은 속설만큼 많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수분을 유지하는(stay hydrated) 것은 체내 생리 기능에 대단히 중요하다 (b..

신문 스크랩 2023.08.26

아파트 모든 가구가 ‘태극기 휘날리며’

광복절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의 사당해그린아파트. 총 79가구 중 여름휴가 등으로 집을 비운 4~5가구를 제외한 전 가구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이날 청소를 위해 아파트를 찾은 홍모(65)씨는 “요즘 태극기를 건 아파트가 드문데, 빼곡하게 걸려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 아파트의 전 가구 광복절 태극기 게양은 이도연(73) 관리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고 한다.이 소장은 “관리소장으로 일한 지난 7년 동안 꾸준히 태극기 게양 안내 방송을 해도 다는 집이 적어 안타까웠다”고 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주민 대표의 동의를 받고 아파트 관리 여비로 태극기를 구입했다. 비용 절약을 위해 제조 업체에서 직접 태극기를 샀다고 한다.이 소장과 관리실 직원은 광복절 전날인 1..

신문 스크랩 2023.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