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엔 따사로운 햇빛만 내리지 않는다. 비바람이 닥치기 십상이고 온갖 변수가 등장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넓고 편한 길에 오르고자 한다. 작은 길보다는 큰 길, 구불구불한 길보다는 곧은 길이 훨씬 안전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길을 향한 그런 욕망은 한자 세계에서 제법 뚜렷하다. 우선 탄로(坦路)다. 탄탄대로(坦坦大路)의 준말이다. 아울러 평탄(平坦), 순탄(順坦)이라는 말이 나왔다. 사통팔달(四通八達)이라는 길 위의 연상은 ‘통달(通達)’이라는 철학적 사유와도 이어진다. 평안한 세월을 가리키는 성어 강구연월(康衢煙月)의 ‘강구’는 크고 넓은 길의 통칭이다. 강장(康莊)도 그렇다. 서쪽 옛 변경의 관문이었던 양관(陽關)으로 향하는 길, 양관대도(陽關大道)는 중국에서 곧고 넓은 길의 대명사다. 그 반대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