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 법은 깨친 사람이 보면 그냥 부처님 법이지만깨치지 못한 사람이 보면 그대로 칼날이 될 수 있다. 숙종 때의 학자 우암 송시열이 금강산 구경을 갔다. 그는 구룡연 폭포 앞에 서서 이백오십여 척이나 되는 높다란 산봉우리에서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려오는 은빛 물기둥과 물보라를 보고 마치 산이 찡그리고 물이 성내는 것과 같다고 시를 읊었다. 같은 시대 사람인 허목 허미수 역시 구룡연 폭포를 두고 시를 지었다. 그러나 그는 송시열과는 달리 폭포의 물기둥과 물보라가 너울거리는 한 폭의 비단 같다고 했다. 같은 폭포를 두고 두 사람은 어떻게 그리 다르게 보았을까?송시열은 마음에 진심(성내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폭포에서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며 그 진심이 원인이 되어 말년에는 사약을 받고 죽게 되었다. 허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