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글 모음

마음의 작용(우암 송시열과 미수 허목)

highlake(孤雲) 2025. 3. 26. 14:50

일체 법은 깨친 사람이 보면 그냥 부처님 법이지만

깨치지 못한 사람이 보면 그대로 칼날이 될 수 있다.

 

숙종 때의 학자 우암 송시열이 금강산 구경을 갔다.

 

그는 구룡연 폭포 앞에 서서 이백오십여 척이나 되는 높다란 산봉우리에서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려오는 은빛 물기둥과 물보라를 보고 마치 산이

찡그리고 물이 성내는 것과 같다고 시를 읊었다.

 

같은 시대 사람인 허목 허미수 역시 구룡연 폭포를 두고 시를 지었다.

그러나 그는 송시열과는 달리 폭포의  물기둥과 물보라가 너울거리는

한 폭의 비단 같다고 했다.

 

같은 폭포를 두고 두 사람은 어떻게 그리 다르게 보았을까?

송시열은 마음에 진심(성내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폭포에서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며 그 진심이 원인이 되어 말년에는 사약을 받고 죽게 되었다. 

허목은 그 마음이 평화로웠기 때문에 폭포를 평화스럽게 보았다.

그의 평화스러운 마음 씀씀이처럼 그의 일생 또한 평화로웠고 재앙이 없었다.

 

이와 같이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이 모두 제 마음이니 바로 제 마음 들여다보고

거기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는지 알아 제 모습을 닦아야 할 것이다.

 

[출처]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 백성욱 가르침 ․ 김원수 법사 엮음

 

【참고자료】 허목와 송시열 사이 일화

    미수 허목와 우암 송시열은 상극관계 였다.

조선시대 후반 허목은 남인(南인)의 영수로 서인(西人) 우암 송시열과

예론(禮論)으로 심하게 싸웠다.

 

송시열이 중병이 들어 아들을 허목에게 보내 약을 지어오게 했는데

그 약 처방중에 비상(독약)이 있었다.

이를 안 송시열의 아들은 비상을 버렸기 때문에 송시열의 병이 더 중해졌다.

송시열의 아들은 허목에게 가 새로 약을 받아 왔고 송시열은 병이 나았다.

나중에 이 일을 안 송시열은 아들을 꾸짖고는 허목에게 사과하러 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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