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289

무위(無爲)와 유위(有爲)

노자 ‘도덕경’을 다시 음미해보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상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흔히 이를 인위적인 손길이 가해지지 않은 자연 상태라고 풀이하기도 하고 속세의 삶에서 벗어난 자연 그대로의 삶이라고 풀이하는데 ‘도덕경’과는 전혀 동떨어진 풀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위(無爲)는 무행(無行), 즉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위(爲)란 위(僞)로 억지스러움이니 무위란 행하되 억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당연히 유위는 뭔가 의도나 의지를 갖고서 억지로 행한다는 뜻이 된다. 노자가 볼 때 아마도 억지스러움 중에서 가장 억지스러운 것이 공로를 세웠다고 해서 그것을 자랑하고 내세우는 것이었던 것 같다. ‘도덕경’ 곳곳에서 이 점을 말한다. “공로..

신문 스크랩 2023.02.02

뮌헨에서 시작된 기적의 드라마, 김재관 이야기

한강의 기적은 대통령, 기업인의 리더십만으론 불가능 그들 뒤에서 구체적 밑그림을 그린 영웅들이 있었다 한국은 후진국에서 선진국이 돼 유럽에 전투기, 탱크, 자주포를 수출하는 전무후무할 나라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같은 거인들이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것도 분명히 기적의 한 요인일 것이다. 광개토대왕 같은 사람이 한꺼번에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과학과 기술 문외한이었다. 구체적인 산업 전망과 그 설계도를 그릴 능력이 있을 리 없었다. 대통령과 기업 회장의 리더십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대체 어떻게 아무것도 없던 1960~1970년대에 고도 공업국가의 기반이 닦였는지 늘 의문이었다. 한 분이 보내준 책에서 그 답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우리 기적의 역사에 대해..

신문 스크랩 2023.02.02

중국인의 품격

“오래 우러렀다”는 표현을 한자로 적으면 구앙(久仰)이다.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은 ‘제 눈에 문제가 있다’는 뜻의 안졸(眼拙)로 적는다. 때로는 ‘예의를 잃었다’는 뜻의 실경(失敬)으로 “죄송하다”는 표현을 대신한다. 중국인들이 자주 썼던 예절과 격식의 용어 흐름이다. 남에게 의견을 구할 때는 ‘가르침을 부탁하다’는 뜻의 청교(請敎)라는 단어를 붙이고,뭔가를 물을 때도 ‘여쭙다’는 뜻의 청문(請問)이라는 말을 꼭 먼저 올리던 중국인들이다. 남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할 때는 ‘엎드려 찾아뵙다’는 의미의 배방(拜訪)을 사용하고, 남이 내 집을 찾아올 적에는 ‘영광스럽게 찾아주시다’는 뜻의 광림 (光臨)이라는 말을 썼다. 진심에서 우러났든 아니든, 예절에서만큼은 품격이 있었던 중국인들이다. 요즘은 이..

신문 스크랩 2023.01.27

40년간 책 122권...89세 이시형 박사의 5가지 건강비결

①매일 새벽 40분 운동 ②뚜렷한 목표 의식 ③평생 현역·自立 정신 ④5년 마다 새 과제 ⑤공부 통한 知的 쾌감 이시형(李時炯·89)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노익장(老益壯)이다. 경북대 의대 졸업후 미국 예일대에서 신경정신과학 P.D.F.(박사후 펠로우)를 받은 그는 고려병원 의사로 있던 1982년 를 냈다. 1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라 지금까지 200만부 정도 팔린 이 책으로 그는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이시형 박사 모습. 6.25 전쟁 발발 당시 중학교 4학년(현재 고1)이던 그는 졸지에 13명 식구의 가장(家長)이 돼 생계 유지를 위해 대구 미군 비행장 하우스 보이로 일했다. 이 박사는 "새벽 4시30분 기상 습관을 그때부터 1964년~1970년 미국 체류 기간은 물론 한국에서도..

신문 스크랩 2023.01.24

몸속 장기에 서열이 있다면... 2위는 심장·허파, 1위는 어디?

우리 몸 어디 하나 뺄 곳이 없지만, 몸에서 중요한 장기 순으로 서열을 매기면 어떻게 될까요? 조물주가 중요한 장기는 외부 손상에서 쉽게 다치지 않고 보호 되도록 하려 했을 때, 제가 생각하는 장기 서열은 다음과 같습니다. 1위는 뇌와 척수입니다. 몸에서 가장 단단한 뼈인 두개골과 등뼈 속에 들어 있습니다. 뇌와 척수는 머리카락, 두피, 머리뼈(빈틈이 없는 등뼈), 뇌척수액 등으로 이어지는 우리 몸 최고 요새에 들어가 있는 셈이죠. 중요한 물건을 안전한 금고에 보관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2위는 겹겹이 쌓인 갈비뼈와 갈빗살로 이뤄진 흉강 속에 들어 있는 심장과 허파입니다. 심장을 딱딱한 가슴뼈 뒤에 놓고 공기가 든 비닐봉지와 같은 허파가 심장을 감싸게 한 것도 심장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로 보입니다...

신문 스크랩 2023.01.19

단어 깜박하다 먹는 법마저 잊는다... 치매 7단계, 증상보니

흔히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악화되는 질병이다. 사람마다 발병 시점도, 악화 속도도, 증세도 다르다. 그러나 정상 인지 기능 상태에서 심각한 말기 치매에 이르는 과정에 일반적인 행태는 있다. 이를 치매 일곱 단계라고 부른다. 이는 치매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뉴욕대의대 배리 리스버그 박사가 치매 병세가 현재 어느 상태에 있는지 환자나 가족, 간병인에게 알리는 척도로 쓰기 위해 개발했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치매학회 등은 7단계를 널리 전파하여, 치매 조기 발견 치료를 유도하고, 단계별로 잘 대처하도록 한다. ◇1~3단계는 치매 전 단계 치매 발병 원인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기 시작하는 시점은 치매 발병보다 10~20년 앞서서 시작된다. ..

신문 스크랩 2023.01.19

낙엽 진다고 나무가 죽지 않듯, 치매 걸렸다고 인생 끝나지 않아

뇌의 노화를 낙엽 지는 나무에 비유한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콘텐츠 회사 셔터스톡이 제작하여 배포한 후, 치매 관련 뉴스나 정보 사이트에 널리 쓰이고 있다 작품은 뇌 노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창때는 녹색의 잎사귀가 나무에 무성하다. 그러다 색이 노랗게 바래면서 잎사귀가 드문드문 빈 곳이 생긴다. 나중에는 잎사귀가 낙엽처럼 붉게 물들면서 텅~하니 비어가고, 바닥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간다. 이는 마치 우리의 인지기능 행로 같다. 젊을 때는 빠릿빠릿하게 돌아가던 머리가 나이 들어 지력을 점차 잃어간다. 그 극단이 치매다. 나무에 낙엽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인간 뇌 기능은 노력으로 그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뇌도 근육과 같아서 단련할수록 머리를 쓸수록 가동되는 뇌 신경회로 용량을 키울 수 있..

신문 스크랩 2023.01.19

정과 중 사이에서

‘맹자’ 이루장구(離婁章句)에 나오는 말이다. (언변이 뛰어났던 제나라 사람) 순우곤(淳于髡)이 물었다. “남녀 간에 물건을 주고받으면서 손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예(禮)입니까?” 맹자가 “예다”라고 하자 순우곤이 되물었다. “(그렇다면) 형수나 제수[嫂]가 물에 빠졌을 때 손을 써서 구해 주어야 합니까?” 이에 맹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형수나 제수가 물에 빠졌는데도 (손을 써서) 구해 주지 않는다면 이는 승냥이나 이리와 다를 바 없다. 남녀 간에 물건을 주고받으면서 손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은 예이고, 형수나 제수가 물에 빠졌을 때 손을 써서 구해 주는 것은 권도[權=權道=時中]이다.” 이 말은 일의 이치[事理=禮]에 따라 행동할 때와 일의 형세[事勢=命]에 따라 행동할 때의 차이를 가장 극명..

신문 스크랩 2023.01.12

‘The Buck Stops Here’

중국 제나라 환공은 늘 의자 오른편에 희한한 술독을 놔뒀다. 술이 비면 비스듬히 누웠다가 절반쯤 차면 똑바로 서고 가득 차면 다시 누웠다. 죽은 환공을 조문한 공자가 술독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다 배웠다고 교만하면 반드시 화를 부른다.” 공자는 같은 술독을 만들어 옆자리에 두고 교훈으로 삼았다. ▶중국 후한의 학자 최원은 형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원수를 갚은 뒤 오래 도피 생활을 했다. 겨우 사면을 받아 돌아온 그는 과오를 뉘우치며 언행의 경계를 삼는 글을 지어 책상(座) 오른쪽(右)에 새겨넣었다(銘). ‘남의 허물 말하지 말고 자기 자랑 하지 마라 남에게 베푼 것 마음에 두지 말고 은혜를 받았으면 잊지 마라…’ 청나라 옹정제는 ‘위군난(爲君難·군주가 되는 길은 어렵다)’이란 좌우명 (座右銘)을 ..

신문 스크랩 2023.01.03

새해 결심 S.M.A.R.T하게 하라는 말뜻은…

“낙관론자(optimist)는 새해가 오는 걸 보려고 자정까지 잠을 자지 않고 (stay up until midnight), 비관론자(pessimist)는 지난해가 가는 걸 확인하려고 잠을 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어찌 됐든 새해가 됐다. 낙관론자든, 비관론자든, 새해 결심을 했을(set up New Year’s resolutions) 터다. 새해 결심은 S.M.A.R.T하게 하라고 한다. Specific(구체적)이고, Measurable (측정 가능)하며, Achievable(성취 가능)하고, Realistic(현실적)이면서 Time- based(시간 단위)로 된 목표를 세우라는 얘기다. 매주 이틀 뜀뛰기한다는 모호한 목표(unspecific vague goals)가 아니라 화요일·목요일 일과 직후..

신문 스크랩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