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498

꿈속의 꿈

꿈속의 꿈 당신의 이마에 내 입맞춤을 받아주세요. 당신과 멀어지는 이 순간 많은 것들을 인정할 수 있어요. 나의 날들이 한낱 꿈이었다고 생각한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고, 그러나 희망이 하룻밤 또는 낮, 몽상 또는 아무것도 아닌 세계 속으로 날아가 버린다면, 오히려 희망은 많이 남아 있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보거나 본 듯한 모든 것은 단지 꿈속의 꿈일 뿐. 나는 파도가 덮쳐오는 해변의 포효 속에 얼마 되지 않는 황금빛 모래알을 손에 쥐고 있어요. 그러나 모래알은 손가락을 흘러 바다로 떨어지지요. 내가 울고 있는 동안에 오, 신이여! 더욱더 꼭 쥘 수는 없을까요? 신이여! 무정한 파도로부터 한 알이라도 구할 수는 없는 건가요. 우리가 보거나 본 듯한 모든 것이 그저 꿈속의 꿈인가요. 에드거 앨런 포(Edga..

詩 모음 2021.05.08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詩 모음 2021.05.04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 하고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다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흐르는 깊은 산골로 가 살자.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면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 것이다.

詩 모음 2021.03.06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오늘 제 102회 삼일절을 맞아 새삼 나라를 빼앗겼다가 되 찾게 되는 계기가 된 3.1독립만세 운동을 기리는 뜻깊은 기념일이라 문득 생각이 나서 윤동주님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詩를 옮겨 봅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 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는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 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 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

詩 모음 202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