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함안 둑방 이야기

highlake(孤雲) 2019. 11. 20. 11:30

함안 둑방


최근 많은 사람들이 함안 둑방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계절 따라 피는 여러가지 꽃을 심어 잘 조성이 되어있다.

이곳에서 내가 태어나고 뛰놀던 곳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달라져 있어 사시사철

강물이 흐르고 아이들이 뛰놀던 옛날의 둑방이 아니라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이 함안둑방은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에서 시작되어 법수면 윤외리까지 이어지는

약 6Km에 이르는 것으로 일제강점기 시대에 자연재해를 방지하고 농지를 조성하기

위해 둑을 쌓는 제방공사를 했다.
지금처럼 중장비가 있으면 공사가 쉽겠지만 그당시에는 부득이 사람의 힘으로 둑을

쌓아야만 했다. 그때 우리 선조들은 고성군에 살고 계셨는데 할아버지께서 그 소문을

듣고 제방공사 인부로 일하시려 식구들을 데리고 함안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둑이 완성되고 넓은 들판이 생기자 농사를 지을 수있는 능력껏 토지를 무상 제공 받아

농사를 지으며 부자 부럽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  어릴 때 할머니께 들은 이야기이다. 



내가 어릴 때는 둑에 소를 풀어 풀을 뜯어 먹게 해놓고 동무들과 공을 차며 해가 질

때까지 놀다가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소가 풀을 뜯어 먹어 잡초는 없고 잔디가 비단결 같이 곱게 나있어 더러 소똥을 밟기

는 했지만 아이들 뛰놀기 아주 좋은 잔디밭이었다.


강을 시이에 두고 산이 있는 쪽은 대산면이고 벌판쪽은 법수면인데, 강물이 가야읍

에서 법수면에 이를 때 까지는 낙동강 지류이다가 남강물과 합류가 되어 의령쪽을

거쳐 남지로 흐르게 된다.

강물이 합류하는 삼각지점에 자연스레 모래밭이 생기고 그 모래밭에 땅콩을 많이

심었으며 건너 산에는 악양루(岳陽樓)라는  정자가 있다.


                    건너편 산에 악양루가 보이며 처녀 뱃사공 노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 강물이 여름 장마철에 홍수가 나면 둑이 넘칠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물이 흘러

청년들이 꽹가리와 징을 들고 혹시라도 둑이 붕괴될 위험이 있거나 범람할

정도가 되면 시 알려서 대피 하도록 순찰을 돌곤 했었다.
  

겨울에는 강물이 얼면 자연 스케이트장이 되는데 아이들은 스케이트를 만들어

타기도 하고 팽이치기도 하다가 학교에 지각을 하고 선생님께 혼나기도 하였지만

추운 겨울을 신나게 지냈던 아련한 추억으로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엊그제 차를 타고 그앞을 지나치다가 옛날 그 둑방을 보니 물은 보이지 않고

잡초만 우거져 있었다.

지금은 전국의 강들이 다 그렇지만 강우량도 적은데다 저수지를 만들어 흘러가

물이 부족하니 강폭은 좁아지고 둔치에는 잡초만 우거져 보기 싫을 정도인데, 

함안 둑방에는 이렇게 다양한 식물과 볼거리 놀거리를  잘 조성해 놓고 있어 보기

좋을 뿐아니라 그럴 수만 있다면 내고향 함안둑방을 한없이 걸어보고 싶다.



註 : 사용한 사진은 인터넷으로 옮겨 온 것으로 계시자의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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