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함안 악양루 이야기

highlake(孤雲) 2019. 11. 18. 16:55




경남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 북쪽 산 바위끝에 작은 정자가 하나 있다.

내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인근이다.

내가 어릴 때 이 정자 밑으로 바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 산비탈에 할아버지

산소가 있었다,

추석명절날 아침에 차례를 모시고 남자들만 간단한 음식과 술을 들고 산소에

인사를 드리려 찾아가곤 했었다.


우리는 반대편 둑 아래 (법수면)에 살고 있었는데 할아버지 산소에 갈 때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고 나룻배 주인은 주로 물고기(잉어,붕어 등)를

잡아 팔기도 하고 매운탕 같은 음식도 만들어 팔아 살아가는 나이가 많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나룻배 삯은 마을 사람들이 자주 건너다녀야 했기에 일년에 한번 가을 추수하고

나락 한 말씩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지금과 같은 정자가 아니고 아주 작고 곧 허물어질 것 같이 허름했다.

이 정자를 악양루(岳陽樓)라고 불렀으며,가끔 동네 사람들이 이 정자에 모여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면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었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한 1962년에 부산으로 오면서 차츰 고향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 몇 년전에 악양생태공원이 조성되면서 우리 할아버지 산소가 포함되어

산소도  없어지고 말았다. 

해마다 벌초하기 여간 힘들지 않았는데, 할아버지께는 죄송하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 하기도 하다.


자주 찾아 갈 형편이 안 되기도 하지만 지금은 지도가 바뀔 만큼 많이 변해 버려

옛날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없다.



악양루(岳陽樓)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면





악양루가 처음 세워진 때는 조선 철종 8년인 1857년으로, 원래 이름은

기두헌(倚斗軒)이었다고 한다.

한국전쟁(6.25사변) 때 거의 폐허가 된 것을 1963년에 다시 복원하고

중수했으며, 팔작지붕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건물이다. 

옛날에는 '기두헌'이라는 현판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청남 오재봉이 쓴 '악양루(岳陽樓)'라는 현판만 남아 있다.


지금은 정자까지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데크가 설치 되어 있다.

옛날에는 강물이 많이 흐르고 여름철 장마때는 범람하기도 했었는데,,,,,.


                            악양루에서 내려다 보는 강물과 들판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함안천이 흘려내려 남강과 만나는 이곳은 의령(宜寧)이나

함안 가야(伽倻)에서 함안 대산(代山)이나 창녕(昌寧) 남지(南旨)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이 강 나루가 '처녀 뱃사공' 노래의 발상지라고 노래비가 세워져있다.



  註 : 사진및 일부 자료는 인터넷에서 옮겨 온 것으로 계시자의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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