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오월/노천명
청자(靑瓷)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나비처럼 앉는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휀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운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 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무,호납나물,젓가락나물,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
나의 태양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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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은 고독과 향수의 시인이다
그러므로 그의 대부분의 시는 흘러 가버린 옛날을 그리워하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젖어있다.
시<푸른 오월>도 이와 같은 ㅗㄴ천명의 특질이 잘 나타나 있는 시이지만
감상에 젖어 과거 지향적인 세계에만 빠져있지 않고
이 시 끝부분엔 과거의 향수를 떨쳐버리고 미래지향적인 희망의 세계로
비상하고자 하는 특이성을 보여주고 있다.
노천명(1913~1957) 황해도 장연 출생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
1932념 <신동아>에 <밤의 찬미>,<단상斷想> 등을 발표하면서등단 중앙
일보 기자 역임.<사슴>을 비롯한 고독과 애수가 깃든 시를 썼다.
초명은 基善, 그는 여성적이면서도지적인 시풍으로 생의 고뇌와 현실의
차가움을 주로 노래하였다.
감상을 절제한 이지적인 시인으로 모윤숙과 더불어 식민지 시대의 대표적
여류시인이다.
시집으로는 <산호림(珊瑚林) 1938>, ,<창변(窓邊)1945>, <별을 쳐다보며1953>
등이 있다.
<옮겨 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