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소리茶

highlake(孤雲) 2018. 5. 2. 10:33

소리茶

       



주전자 물 올려 놓고
솔잎 茶로 할까
감잎 茶로 할까 망설이다가

문득,
찻물 익는 소리 하도 맑고 듣기 좋아
솔잎 茶고 감잎 茶고 다 두어 두고
그냥
소리茶 마시기로 한다.

산 안개 내리는
산촌의 이른 신새벽
귀로 마시는 한 잔의 소리茶.

맹물도 잘만 익으면
이렇게 은근 할 수가 있구나.
그윽 할 수가 있구나.
향기로울 수가 있구나.
혼자 고개 끄덕이며
그 소리의 깊은 맛을 음미한다.

어느 덧 창호 가득
아침 햇살 넘치는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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