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 가을엔 사랑했었던 추억을...

highlake(孤雲) 2015. 9. 24. 11:49

 

 

가을입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나락논 옆으로 

신작로가에 코스모스가 하늘 하늘 피어 있고,

알알이 영그는 수숫대 끝에는

빨간 고추잠자리가 졸고 있는 한가로운 오후,

하늘에는 구름마저 아름다운

가을 들녁에서

그 때 그 소녀를 가만히 떠 올려 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볼 길 없는

내 마음속의 그 소녀의 모습

 

아마 지금 쯤엔 손자 손주들  품에 안고 곱게 늙어 있겠지.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잠시 잠겨봅니다. 

 

그 때도 지금처럼

코스모스가 피는 계절에

꽃보다 더 예쁜 단발머리 소녀를 만났습니다.

 

 

 

숨이 막히고 심장이 콩닥거려

차마 얼굴도 보지 못할 만큼

눈부시게 예쁜 그 소녀,

 

만날때는 가슴뛰고  숨 막히는 기쁨이었고,

헤어질 땐 아쉬워  다음을 언약하고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던 안타까웠던  그녀와의 만남

 

그렇게 천일 정도나 만났지만,

그걸 사랑이었다고

 그런 가슴 벅찬 말조차도 할 수는 없는,

 순수한 만남이었습니다.

 

그러다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채.

어쩌다,

무엇때문에,

연락이 끊어지고,

헤어지자는 말도 없이

그렇게 이별을 하고 말았는지,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는 알 수도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첫사랑이었던가 봅니다.

그렇게도 어리석기만 했던

그 지난날이

가슴을 또 먹먹하고 아리게 합니다.

 

 

이제는 늙어

내 모습도 많이도 변했고,

몸도 의지대로 가눌 수 없어,

다만 기억속에만,

추억 속에만,

그 때 그 모습으로,

고이 담아두고  마음으로만 만나 봅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예뻤던 모습 그대로  곱게 늙은,

아름다운 할매가 되어있을.......

 

많이 보고싶어도 그냥 참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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