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니/신영균 산에 오르니 바위틈에 솔나무 하나 살 만 한가 물었더니 생각 해 본적 없다 하며 그냥 쉬었다 가라 하더이다. 산에 오르니 하늘엔 방랑구름 한 조각 평안 하신가 물었더니 있음과 없음이 하나이니 평안과 고생이 똑 같다 하더이다. 산에 오르니 만나면 좋은 사람 언제 또 만날까 물었더니 .. 詩 모음 2016.12.12
나의 가난은/천상병 나의 가난은 - 천상병 오늘 아침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 詩 모음 2016.12.10
12월의 독백/오광수 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詩 모음 2016.12.04
낙화/이형기 낙화(落花)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 詩 모음 2016.12.02
가을에 고독한 것은 가을에 고독할 수 있는 것은 감성이 살아 있는 것입니다 고독하다는 것은 삶을 느끼며 산다는 것입니다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에 빠져 흘린 눈물이 진실한 삶을 살게 합니다 모질게 괴롭히던 시련의 아픔과 추억하기에는 너무나 슬픈 이별도 세월이 흘러가면 다 잊힙니다 나무들도 가을.. 詩 모음 2016.11.22
[스크랩]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몰랐지..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몰랐지.. 문태준 있어도, 있는 줄 몰랐던 때가 있었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그랬다. 젊음이 그랬고 친구가 그랬고 사랑이 그랬다.. 때로는,나이를 든다는 것이 그랬고 때로는,내 입에서 튀어나간 가시돋힌 말들이 그랬고 때로는 이별이 그랬다. 어떤 것은 내게 .. 詩 모음 2016.11.12
떠나가는 배/박용철 떠나가는 배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두야 가련다 아늑한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최나니 골잭이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쫒겨가는 마음인들 무.. 詩 모음 2016.11.06
10월의 詩/목필균 10월의 시 /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속에서 서 있는.. 詩 모음 2016.10.31
건망증/이해인 건망증 - 이 해 인 금방 말하려고 했던 것 글로 쓰려고 했던 것 잊어버리다니 너무 잘 두어서 찾지 못하는 물건 너무 깊이 간직해서 꺼내 쓰지 못하는 오래된 생각들 하루 종일 찾아도 소용이 없네 헛수고했다고 종이에 적으면서 마음을 고쳐 먹기로 한다 이 세상 떠날 때도 잊고 갈 것 두.. 詩 모음 201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