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에는/민병련 창문 너머에는 / 민병련 나무는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바라보는 것뿐. 그리워하는 것뿐. 그리워하는 만큼만 보여줄 뿐. 창문 밖의 세상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 않을 뿐. 창문 안에서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보여주려 했다. 내가 나무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지 나.. 詩 모음 2018.08.18
마지막 편지 / 안도현 마지막 편지 / 안도현 내 사는 마을쪽에 쥐 똥 같은 불빛 멀리 가물거리거든 사랑이여 이밤에도 울지 않으려 애쓰는 내 마음인 줄 알아라 우리가 세상 어느 모퉁이에서 헤어져 남남으로 한 번도 만나지 않은듯 서로 다른 길이 되어 가더라도 어둠은 또 이불이 되어 아픔을 덮고 슬픔도 가.. 詩 모음 2018.08.13
민들레 꽃씨/임종국 민들레 꽃씨/임종국 민들레 하얀 꽃씨 낙하산처럼 퍼져갈 때 즐겁다고 노래하지 마라 무거운 발길 신천지 떠나는 두려운 여행 조그만 배 한 척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바다는 땅을 치며 통곡한다 민들레 하얀 꽃씨 하늘로 둥실 떠 오를 때 까르르 웃지 마라 다정했던 육친 기약 없는 이.. 詩 모음 2018.08.13
무밥/안도현 무밥 / 안 도 현 무밥 한 그릇이 소반 위에 놓여 있다 소반이 적막하여서 무밥도 적막하여서 송송 채를 썬 흰 무의 무른 살에 스민 뜨거움도 적막하여서 무밥 옆에 댕그라니 놓인 양념간장 한 종지도 옛적에 젊은 외삼촌이 여자를 만난 것처럼 가난하게 적막하여서 들척지근하고 삼삼한 .. 詩 모음 2018.08.05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다/유안진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다 / 유안진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 詩 모음 2018.08.04
연애하다가 쓴 시/이생진 연애하다가 쓴 시 / 이생진 -왜 시를 쓰지? “사랑 하기 때문에…” 시는 사랑이야 연애편지를 쓰다가 시인이 된 사람이 많아 사랑 없이 사는 사람은 호미 없이 밭을 매는 일이지 풀 뽑기 힘들고 거두어드릴 게 없으니 재미 없고 그렇다고 달콤한 것만은 아냐 처음엔 즐겁고 반갑고 기쁘다.. 詩 모음 2018.07.31
바람의 사랑/정유찬 바람의 사랑/정유찬 나는 그대 삶 속의 모든 상념들이 나뭇잎 되어 무성할 때 그 수많은 잎새와 줄기까지 남김없이 훑고 지나갈 그런 바람이다 나는 이내 성난 바람이 되어 그대 삶 속에 함께해온 이기심, 분별심, 그리고 미움을 뿌리 채 뽑아 내팽개쳐 버릴 것이다 그대는 이제 아무것도 .. 詩 모음 2018.07.29
바람의 사랑/정유찬 바람의 사랑/ 정유찬 나는 그대 삶 속의 모든 상념들이 나뭇잎 되어 무성할 때 그 수많은 잎새와 줄기까지 남김없이 훑고 지나갈 그런 바람이다 나는 이내 성난 바람이 되어 그대 삶 속에 함께해온 이기심, 분별심, 그리고 미움을 뿌리 채 뽑아 내팽개쳐 버릴 것이다 그대는 이제 아무것도.. 詩 모음 2018.07.28
여름의 바닷가/동산 김일수 詔問山中何所有賦待以答 -- 陶弘景 (조문산중하소유부대이답 -- 도홍경) 山中何所有 (산중하소유)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嶺上多白雲 (영상다백운) 산 위에 흰구름이 있네 只可自怡悅 (지가자이열) 다만 홀로 즐길지언정 不堪持贈君 (부감지증군) 임에게 보내드릴 수는 없네 여름의 바닷가.. 詩 모음 201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