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노천명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 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초가지붕에 박 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싫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 詩 모음 2018.12.03
거미/김수영 *Nicoletta Tomas Caravia 作 거미 / 김수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Tears 2 (그의 눈.. 詩 모음 2018.11.27
11월/이외수 11월 /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 詩 모음 2018.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