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11월/이외수

highlake(孤雲) 2018. 11. 2. 10:26







11월  /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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