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詩.茶詩모음

사부시(四浮詩)/부설거사

highlake(孤雲) 2021. 11. 18. 16:26

사부시(四浮詩)

 

처자권속삼여죽 (妻子眷屬森如竹)

처자권속이 대숲처럼 빽빽이 있고

 

금은옥백적여구 (金銀玉帛積如坵)

금은보배들이 산더미 같이 쌓였어도

 

임종독자고혼서 (臨終獨自孤魂逝)

죽을 땐 홀로 외로운 넋만 돌아가니

 

사량야시허부부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하고 생각하면 허망할 뿐이로다

 

 

 

조조역역홍진로 (朝朝役役紅塵路)

날이면 날마다 세상사에 골몰하고

 

작위재고이백두 (爵位纔高已白頭)

벼슬 겨우 높아지니 이미 백발이 되었구나

 

염왕불파패금어 (閻王不怕佩金魚)

염라대왕이 벼슬자리를 두려워 하랴

 

사량야시허부부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하고 생각하면 허망할 뿐이로다

 

 

 

금심수구풍뇌설 (錦心繡ㅁ風雷舌)

아름다운 글재주와 혼을 빼는 말솜씨

 

천수시경만호후 (千首詩經萬戶侯)

천편의 시 문장, 만호의 높은 벼슬은

 

증장다생인아본 (增長多生人我本)

여러 생에 너다 나다 잘난 자랑만 키울 뿐

 

사량야시허부부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하고 생각하면 허망할 뿐이로다

 

 

 

가사설법여운우 (假使說法如雲雨)

설령 설법을 구름과 비 오듯 하고

 

감득천화석점두 (感得天花石點頭)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돌조차 머릴 끄덕여도

 

건혜미능면생사 (乾慧未能免生死)

껍데기 지혜로는 생사고(生死苦)를 면치 못하리니

 

사량야시허부부 (思量也是虛浮浮)

생각하고 생각하면 허망할 뿐이로다.

 

            - 부설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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