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어무이

highlake(孤雲) 2015. 7. 5. 14:56

 

일년에 한번 있는

내 어무이 제사

오늘처럼  제사날이 되면,
내 어무이가
간절하게 그리워진다.
.
.
.
내 어무이
마지막 발악을 부리던 일제말기
강제 징용으로,
위안부(?)로
끌려가기 겁이나
내 아부지와
철모르게 혼인한 내 어무이
열일곱 철없는 처녀가
남정네를 뭐 알아서
운우의 정인들 뭐 알아서
철없는 배속에 씨앗이 자라고....
.
.
.
그 낭군
일본서 고등교육 받은 인테리였건만
해방되고
혼란한 무지랭이 나라꼴
좌익이다 우익이다
밤낮으로 뒤바뀌니
자원입대 군인되어 떠나고

 

뱃속에 그아이
그래도 사내라
아버님 어머님
귀히 여기주건만
먹을거 없어 굶주림이 태반사라

 

군대간 낭군님은 일년에도 이년에도 소식없고
하늘봐야 별을 따지
또 다른 후사는 못보고

 

그 새끼 하나
애지중지할 겨를도 없이
낮에는 농사요 밤에는 길쌈이라
몸뚱아리 둘이라도 모자랄판
낭군님 생각이나 할새있으리
.

.

.

어느날

터졌다네 6.25 전쟁이!!!

피난길 고난길에
그 새끼 홍역 걸려
아픈아들 등에 업고
낯선 고장 피난살이 죽을 고생
몇달만에 찾아온 고향집은
폭격에 찌그려지고

 

남정네도 없이 대충 추스려...

살기 바빠 생각할새도 없었던 낭군님
그래도 행여나 돌아오길 학수고대 기다렸건만

 

수 삼년 소식없더니
청천벽력이 이런 말이던가
전사통지 왠 말인가
어느 전투 어느고지 이름도 없이
달랑 종이 한장에
따라온건 훈장 몇개
.
.
.
그래도 산사람은 살아야제

시어머니에 그 아들하나
모진세월 이겨내고
말못할 수모인들 없었을까?

그 인고의 세월 다 참아내고
그아들
고등학교 따라서
집팔고 논팔아

몇푼 돈 손에쥐고

낯선 타향살이.....
낮에는 공장에서,밤에는 삯바느질로
늙은 시모 모시고
그새끼 공부시키신
내 어무이

그래도 솜씨가 좋아
이웃에서 설빔으로
일감을 맡겨주어
설 대목에는

내집 준비는 뒷전이고
밤을 새야 될만큼

늘 바쁘셨던
내 어무이

그리도 이쁘하던
손자놈들
그손자들 지자식이 생겼는데
다른 할매처럼 증손자들
재롱도 못보시고
그 아들 이제사 철들어 효도하려하나
가고 안계시니

남들은 오래도 사시던데.....


그런 고생을 무던히도 하시고는
많이 늙지도 않은 연세에
골병이라도 들어서 였던가
신병으로 고생터니
어느날 짚불 스러지듯
하늘나라 가신
내 어무이
.
.
.
오늘처럼
제사날이면

혈육하나 없는 이몸은
그 내 어무이가 참으로 많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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