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설을 쇠고

highlake(孤雲) 2015. 2. 20. 11:56

 

                                                                  - 을미년 설날아침 -

조용하던 집이 왁짜지끌 정신없이 설날을 보내고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는

친정으로, 처가로, 외가로 떠나가고나니,

갑자기 텅빈 집이 되어버린 평온한 일상.....

 

혼을 빼앗길 만큼 혼란하던 잠시.....

그러나 이 보다 행복한 즐거움이 또 있을까?

 

 

내 아이들 키울 때는 예쁘고 귀여운줄도 모르고

말 안듣는다 나무라기 일쑤였고 매들고 혼내는

일이 더 많았던 기억밖에 없는데,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손자.손녀가 시샘으로
할배.할매를 차지하겠다고 야단이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러니 늙은이 더 살고싶다는 이런 욕망을
단지 늙은이 노욕이라 할 것인가?

 

손은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도 있지만,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법석을 떨다가 다들 흩어져
가고나면 재롱피우던 그 예쁘기만 한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귓전에 이리도 생생한데,

다음에 또 언제 오려나 하루가 다가기도

전에 벌써 보고싶어진다.

 

 

내 지금의 이 건강이라도 유지하고 살아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새끼들

               또 안고 볼에 부비고 싶다.

                

             

                 Spring Water/ Band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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