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적에는 설날 부터 정월 대보름 까지가 쭉 이어진 명절이었다.
동네 어른들 청년들은 사물놀이로 집집마다 지신밟기를 신명나게 하면,
주인은 부엌주왕신께도, 고방에도, 변소간에도 떡이랑 술과 쌀 또는 ,
돈을 내놓고 두손을 모아 싹싹 부비며 연신 그저 올 한해 우리 식구 모두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 잘 지내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면서 같이 즐겼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이집 저집 따라다니면서 떡과 약과등을 얻어 먹곤했었다.
그리고 아버지나 할아버지에게 졸라 연을 만들어 들판을 뛰어 다니며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다.
그러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대나무나 소나무 가지를 베어 짚과 엮어서 달집을
짓고 그기다 소원을 적은 부적을 매달고, 신나게 가지고 놀던 연에다 소원을
적어 태우고 콩을 깡통에다 담아 볶아 먹기도 하고, 밤이 되면 아이들은 쥐불
놀이를 하면서 둥근 대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고 타다남은 나무 그루
터기를 집에 걸어두면 잡귀가 오지 않는다며 끌고 집으로 가져 왔던 기억이 난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놀이를 할 공간도 시간도 없이 늘 공부공부하며 지내는 걸
보면 마음이 아리다.
그저 아이들은 친구들과 밖에서 뛰놀면서 건강하게 자라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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