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고 다 같은 ‘말’은 아니다. 말에는 일하는 말이 있고 말을 위한 말이 있다. 일하는 말을 의(議)라 하고 말을 위한 말을 논(論)이라 한다. 이 둘을 나누는 잣대는 하나는 일[事]이고 또 하나는 미래와 과거이다. 의(議)는 ‘의견’이라고 옮겨야 하는데 정확하게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의견을 의(議)라고 한다. 책임 당국자들이 그리는 미래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의(議)다. 반면에 논(論)은 지나간 것에 대한 말이다. 반고의 ‘한서’나 사마천의 ‘사기’는 대표적인 논(論)이다. 또 큰 사고가 났을 때 복구 대책은 의(議)이고 사고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은 논(論)이다. 의(議)는 미래를 향한 것이고 논(論)은 과거를 향한 것이다. 법률 분야는 자연스럽게 논(論)이 지배한다. 법조인 출신들이 잘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