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불역낙호(不亦樂乎).’ 강의를 할 때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하면 대부분 큰 소리로 이렇게 대답한다.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과연 그럴까? 공자(孔子)가 과연 그런 뜻으로 한 말일까? 그런 정도의 말인데 ‘논어’라는 책의 서두에서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다시 물어본다. “그러면 가까이에서 늘 만나는 벗이 오면 기뻐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가까이에 있는 벗과 멀리서 찾아온 벗을 차별해서 대우하라는 말일까요?” 그때야 상황을 눈치챈 청중은 웅성웅성한다.1 우선 우(友)가 아니라 붕(朋)이다. 붕은 벗 중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벗[同志之友]을 말한다. 조직에서 상하 관계로 말하면 윗사람에게 충분한 신뢰를 받는 사람이 바로 그의 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