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정월 초하루는 '구정'이 아니라, '설날'이다
흔히 우리는 새해가 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새해 덕담을 주고 받는데,
과거에는 신정이니 구정이니 하면서 이중과세라며 강제로 설을 쇠지 못하게도 했었다.
신정이라 부르는 양력 1월1일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을 하고,
또 음력 정월 초 하루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새해 인사를 주고 받는다.
그러나 양력 1월 1일은 새 해가 시작되는 중요한 전환점이기는 하지만,
명절 맛은 나지 않는 글자 그대로 한 해의 시작이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음력 1월 1일은 설날로 추석,·한식,·단오와 더불어 옛부터 전해져 오는
4대 명절중의 하나이며,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다.
이 설날에 어른들은 "설 잘 쇠었느냐"고 인사를 하며 잘 쉬었느냐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를 잘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고 그냥 설 연휴를
며칠 쉬는 날 정도로만 여기는 것 같다.
'설'이라는 말의 語原(어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새해가 되어 '설다' '낯설다'에서
의미를 찾기도 하고, 새해 첫날을 맞아 '설레다'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으며,
나이를 먹어 '서럽다' '섧다'에서 유래를 찾기도 하고, 새해 첫날이라 몸가짐을
'삼가다'라는 등의 의미도 있을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설'은 한일병합(1910년)으로 일본 식민통치가 본격화하면서, 우리 문화와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우리 명절을 부정하고, 일본 명절인 신정만을 쇠라고 강요했다.
특히 우리 ‘설’을 ‘구정’또는 '옛날 설'이라 깎아내리면서 일본 설인 양력 1월 1일을
쇠라고 강요했다. 이때부터 ‘신정(新正)’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일제는 (음력)설을 쇠지 못하게 1주일 전부터 방앗간 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일본 명절인 양력설을 쇠게 강요했지만, 우리 국민은 양력설을
‘왜놈 설’이라 부르면서 몰래 우리의 '설'을 쇠면서 우리의 전통을 지켜왔다.
'설'은 일제로부터 독립 이후에도 이승만, 박정희 정권 때까지는 음력설을 인정하지
않았고,공무원들부터 새해 차례도 양력 설에 지내게 하고 3일을 쉬게했으며 설에는
오히려 하루밖에 쉬지 못하게 했었지만 대부분의 일반 기업들은 오히려 설에 3일을
쉬게 했었다.
1985년 5공 정부에서 음력설을 ‘민속의 날’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으로 지정하기도 하다가
1989년에야 정부에서 음력 1월1일을 공식적으로 ‘설’이라 부르며, 사흘간 휴무를 주고
대신 양력 1월1일에는 하루만 쉬는 것으로 휴무를 정했다.
이렇게 해서 설은 제자리를 잡게 됐다.
그런데 아직도 위정자중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구정휴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이제부터는 일제로 인해 붙여진 이름인 '구정'이라는 말은 쓰지 말고, 우리 고유의 가장
큰 명절인 ‘설’ 또는 ‘설날’을 제대로 알고 이런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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