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雨
夜雨如相欺(야우여상기)
乘睡暗霏霏(승수암비비)
曉看花淚濕(효간화루습)
紅亞最長枝(홍압최장지)
밤비
밤비가 나를 속이고
자는 새 부슬부슬 몰래 내렸네.
아침에 보니 꽃이 눈물에 젖어
긴 가지를 붉게 드리웠네
정조 순조 연간의 문인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1741∼1826)가 60세 때 지었다.
무덤덤하다가도 나이가 들면 꽃잎 하나에 마음이 움직인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밖에 나왔더니 함초롬히 젖어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길게 뻗어 나온 꽃가지는 붉게 핀 꽃의 무게에 처져 있다.
머리 수그린 채 울고 있는 젊은 처자의 모습인 듯 남아 있는 잠결을 확 깨운다.
그랬구나. 지난밤 자는 사이에 기척도 없이 비가 내렸다.
남이 눈치챌까 봐 숨죽이고 내린 비나 고개를 떨구고 눈물 흘리는 꽃에게 무슨 사연
이라도 있는가 보다.
그 사연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어도 붉은 꽃잎 무더기에 마음이 설렌다.
<조선일보에서>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5/20170505020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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