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 내 아부지

highlake(孤雲) 2013. 6. 2. 11:57


아! 아부지

 


                                                         - 앉아 계신 분 -

 유월이면
내 아부지 생각...
절절하게도
그립다는 말은
다만 사치일뿐.....

일제 식민 시절
그 원수놈의 나라 건너가 

공부한 엘리트
해방되고 고국 찾아
좌익 우익 그 틈바구니
이도 저도 못하고
자원입대 국방 경비대

 

아! 6.25

어느 고지, 어느 전장
이름 모를 그 어디에서
젊은 아니, 어린 나이 스무일곱
꽃다운 젊음을

조국을 지키겠다고...
그렇게 사라져간
내 아부지

얼굴도 모르는

내 아부지

 

 

 

남겨진 식솔
그 여인
그 새끼 하나는
그 낭군, 그 아부지 생사도 안부도 몰라
슬어할 새도 없이
고독도 외로움도
사치일뿐
살아야하는 절절함 속에....

어느날 받은
군사우편 전사통지서
눈물도 말라버린
그 여인의 눈엔
짓물러 버린 스러움

스무세살

꽃같은 청상

 

그렇게 모질게 살아온 그 여인 

한줌 흙으로

돌아 가신지 어느새

스무해도 벌써 지나버려

기억에서 조차

점점 잊혀지는데

유월은 또 돌아와

내 아부지, 내 옴마

생각나건만

 

어쩌다 부서져버린 내 육체

목메인 절규만......

 

 

 

 

 일년에 한번 현충일

충혼탑 돌 비석에

새겨진 그 이름

겨우 찾아 묵념한번.......

이제는 그조차 못하고

주검조차 찾지 못한채

육십년도 더 넘은 세월을

이승에 남겨진 피붙이

못잊고 허공을

헤메고 계실 내 아부지

 

이제

많은 세월이 흘러

이 자식도 늙어 

모습조차 영락없는 노인인데

모든것 잊고 훌훌

저승으로 편히 가시라고

그래서 잊지 못하고

오매불망

내 옴마 가슴 시리도록

아프게하신 내 아부지

저승이 있다면

이다음 내 죽어

내 아부지 내옴마

찾아가

두분이서 다시 만나

잘 지내고 계신지

꼭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유월이 오면

내 아부지 내 옴마가 그리워 목이 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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