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척수 장애인이 걸었다

highlake(孤雲) 2015. 9. 26. 15:40

환자 뇌파를 컴퓨터로 분석, 다리 근육에 전기 자극… 3.5m 이상 걷는

데 성공 하반신이 마비된 채 휠체어에서 지내던 환자가 다시 두 발로

걸었다. 우연도 아니고 기도의 힘도 아닌, 과학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안 도 박사는 24일(현지 시각)

"사람의 뇌파를 분석해 의도를 파악한 뒤, 이에 맞는 전기 자극을 다리

근육에 보내는 방식으로 척수가 손상된 하반신마비 환자를 걷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체 마비 장애인이 UC어바인 연구팀이 개발한‘뇌파 송수신 장치’를 착용한 뒤 걷는 데

            성공했다.▲ 하체 마비 장애인이 UC어바인 연구팀이 개발한‘뇌파 송수신 장치’를 착용한

            뒤 걷는 데 성공했다. 뇌파에 담긴 의지를 전극으로 연결된 다리에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영화‘아바타’를 연상케 한다. /UC어바인 제공

 

척수는 척추 속의 신경 다발로, 뇌의 명령을 팔다리에 전달한다.

손상되면 전신 마비와 하반신마비 등이 생긴다. 완전히 손상된 척수

재생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척수손상 환자가 걷기 위해

다리를 감싸는 보조 장치를 붙이고, 이를 조종해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기 힘들고, 제작 비용도 비싸다.

도 박사 연구팀은 환자가 자신의 다리 힘을 이용해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우선 환자의 머리에 뇌파를 감지하는 장치를 씌운 뒤 무선으로 컴퓨터와

연결했다. 전기신호인 뇌파는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나오는 파형

(波形)이 있고, '선다'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파형이 있다. 컴퓨터는 뇌파

분석해 환자의 생각을 파악한 뒤 환자가 허리에 찬 전기 발생 장치로

명령을 보낸다. 전기 발생 장치는 양쪽 다리 근육에 전기 자극을 줘 걷거

서 있도록 했다.

뇌의 명령을 전달하는 척수의 역할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5년 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26세 남자 환자에게

착용시켰다. 걷는 생각과 서 있는 생각을 하도록 한 뒤, 이때 나오는 뇌파

컴퓨터에 입력했다. 또 어떤 전기 자극을 다리 근육에 가해야 자연스럽

걷고 멈출 수 있는지도 연구했다. 19주 동안 훈련하자 환자는 3.5m

이상을 걸을 수 있게 됐다. 도 박사는 "뇌파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발전하면, 자신의 신체뿐 아니라 영화 '아바타'처럼 다른 공간에 있는 분신

(分身)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하반신마비를 완전히 치료했다고 볼 수는 없다. 실험 참가자는

자기 다리로 걷기는 했지만, 다리에는 여전히 감각이 없다. 로봇을 움직이는

것처럼 자신의 다리를 생각으로 조종할 뿐이다. 조일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선임 연구원은 "현재 마비된 부분에서 느끼는 감각을 뇌에서 인식

하도록 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정밀해지면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 중에서                              <옮겨 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