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驛/동산 김일수 겨울 역 / 동산 김일수 강 언덕에 싸락눈 흘리며 지나가는 길에 소슬바람이 따라간다, 아직 떠나지 못한 철새가 하늘 높이 날고 초저녁 풋별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대궁만 남은 갈대가 조용히 흔들리고 홀씨가 날아간 곳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어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다. 이 작은 강가.. 詩 모음 2018.02.23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해가 뜰 때 집을 나선 사람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날이 어두워지는데 봄이 올 때 피어난 순결한 꽃들 지금은 어디 있을까? 봄이 가고 있는데 벚꽃나무 흔들어 꽃잎 흩날리자 좋아하던 바람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꽃잎은 다 졌는데 '사랑한다'며 쪽지 전할 때 떨리.. 詩 모음 2018.02.22
茶 한 잔 마시며/안희선 茶 한 잔 마시며 / 안희선 친구여 계절이 굳이 겨울로 가야한다면 우리 따뜻한 난로 옆에서 차 한 잔 마시지 않으려나. 오랜 기억 속에서 메마른 나뭇잎은 가만히 얼굴 들어 잊혀진 푸르름으로 차가운 바람에 실려 날아오르고, 세월은 어느 사이 추위에 움추린 하이얀 이끼되어 바위를 껴.. 詩 모음 2018.02.22
월훈(月暈)/(정끝별의 시 읽기 一笑一老) ―박용래(1925~1980)('먼바다', 창비, 1984) 정끝별의 시 읽기 一笑一老/ 월훈(月暈) 갱(坑) 속 같은 마을의 외딴집 노르스름하게 익은 '모과(木瓜) 빛' 창문 안에서는 노인이 혼자 '기인 밤'을 견뎌내고 있다. 밤중에 홀로 깨어나 무나 고구마를 깎는 노인의 기침 소리와 겨울 귀뚜라미 소리는 사.. 詩 모음 2018.02.19
설날 가는 고향길/오광수 설날가는 고향 길 /오광수 내 어머니의 체온이 동구밖까지 손짓이 되고 내 아버지의 소망이 먼길까지 마중을 나오는 곳 마당 가운데 수 없이 찍혀있을 종종 걸음들은 먹음직하거나 보암직만해도 목에 걸리셨을 어머니의 흔적 온 세상이 모두 하얗게 되어도 쓸고 또 쓴 이 길은 겉으로 내.. 詩 모음 2018.02.18
복 주머니/함동진 복주머니 / 함동진 설날 아침 엄마 아빠께서 주신 덕담 네 마음 속에 평생 사랑주머니 달고 다녀라 언제나 따스한 사랑 가득 채우고 사랑에 주린 사람 만나거든 나누어주거라 어디서든. 설날 / 오탁번 차례지내고 음복(飮福)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설날 아침 막내 손 시길까 봐.. 詩 모음 2018.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