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0 2

나 먼저 가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두 남자가 있었습니다.사는 지역이 다르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늘 생각나고 보고싶은 형제 같은 소중한 친구였습니다.어느새 그들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고,거동도 불편해진 쇠약한 노인이 되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이보게 친구, 나 먼저 가네."깊은 여운을 남기는 친구의 말에 전화를 받은 친구는 아무 말도 못 하고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친구의 이 말을 들은 노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아무 말도 못 하고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그리고 그 전화를 끝으로 몇 시간 뒤,친구의 자녀들로부터 아버님이 운명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되었다는 순간,소중했던 친구의 '먼저 가네'라는 작별 인사 속에는 그동안..

깨어 있음

삶은 강처럼 계속해서 흘러가는 것이다.새로운 물길이 생기고 낯선 땅으로 흘러 들어간다.산에서 계곡으로, 계곡에서 평원으로,그리고 평원을 가로질러 강물은 마침내 바다에 도달한다.이 강물처럼 삶도 끝없이 흘러간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했다.이 말은 전적으로 옳다. 강은 항상 흐른다.그대가 두 번째로 발을 담글 때 그대의 발에 닿는 강물은 이미 다른 물이다. 사실은 똑같은 강물에 한번 발을 담그는 것도 불가능하다.그대의 발이 표면에 닿을 때 물은 그 밑바닥에서 흐르고 있다.그대의 발이 더 깊이 들어갈 때에 표면의 물은 흐르고 있다.발이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 그렇게 많은 물이 흘러갔다.그것은 똑같은 물이 아니다.그러므로 똑같은 강물에 한번이라도 발을 담그는 것은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