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가라’는 한국 전래의 속담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일본에서 전해진 수입 속담이다. 일본어로는 ‘이소가바 마와레(急がば回れ)’라고 한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천천히 가라’도 아니고 왜 하필 ‘돌아가라’고 했는지 어구만으로는 그 의미가 아리송하다. 의문에 대한 답은 본래 일본 속담의 유래에서 찾을 수 있다.‘이소가바 마와레’는 15세기 무로마치(室町) 시대에 종장(宗長)이라는 시인이 지은 연가(連歌)의 한 구절이다. 노래 배경은 이렇다. 일본의 동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인 도카이도(東海道)에는 구사쓰(草津)와 오쓰(大津)라는 교통 요지가 있다. 두 곳 사이에는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코(琵琶湖)가 있어서 두 곳을 오가려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거나,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