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외교부 근무 시절 일본 외교관들이 회담을 앞두고 비공식 만남을 제안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당시에는 허심탄회를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에 일본의 허심탄회는 한국과는 약간 뉘앙스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허심탄회라는 사자성어의 유래는 일본에서도 오리무중이다. 특별히 중국 고전 등에 그 전거가 보이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허심(虛心)’은 노자(老子)의 무위(無爲) 사상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풀이된다. 도덕경의 ‘허기심 실기복(虛基心, 實基腹)’, 즉 성인(聖人)의 다스림이란 백성의 마음을 비우고 배를 채우는 것이라는 구절에 허심의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다.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