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모음

유생개곡(有生皆哭) :살아 있는 사람은 모두 곡을 한다

highlake(孤雲) 2014. 4. 25. 15:30



父惑哭其子,子惑哭其父
祖惑哭其孫,孫惑哭其祖
亦有母哭女,亦有女哭母
亦有婦哭夫,亦有夫哭婦
兄弟與姊妹,有生皆哭之
蹙頞聽未終,涕泗忽交頭
吏乃前致詞,有哭猶未悲
幾多白刃下,與族無哭者

 

 

아비가 제자식 곡을 하고,

아들이 제아비 곡을 하지요.

할아버지가 손자 곡을 하고,

손자가 할아버지 곡을 합니다.

어미가 제 딸을 곡하기도 하고,

딸이 제어미를 곡하기도 하지요.

지아비가 지어미를 곡하는가 하면,

지아비를 지어미가 곡 한답니다.

형제나 자매를 따질 것 없이,

살아 있는 이는 모두 곡을 합지요.

이맛살을 찡그리며 듣다가 말고,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네.

아전이 나서며 아뢰는 말이,

곡할 이나 있다면 덜 슬픕지요.

칼날아래 온 집안이 죄다 죽어서,

곡할 이도 없는 집이 얼만뎁쇼. 

 

 

임진왜란이 끝난뒤 동래부사로 부임한 이안눌(李安訥 1571~1637)은

4월15일 아침 천지를 진동하는 곡소리에 깜짝 놀라 아전을 불러

영문을 묻자 "임진년 당시 왜적이 몰려와 이날 동래성이 함락되고

성안으로 몰려든 백성들이 몰살을 당했는데 이날만 되면 살아 남은 백성들이

집집마다 상을 차려 죽은 이를 제사 지낸답니다."이런 답이 돌아 왔다.

이안눌은 이일을 '4월15일'이란 장시에 담아 기록으로 남겼다.

                                            <조선일보 정민의 세설신어 중에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위정자는 책임전가에 서로 바빴다고 하니

오늘날 진도 앞바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에 옮겨 본 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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