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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 소리 내어 울어도 됩니다 / 월명 스님

highlake(孤雲) 2025. 4. 12. 14:20

슬플 때 소리내어 울어도 됩니다 / 월명스님

 

거리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지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사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니 아무래도 집안에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혹시 아이가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또는 가녀린 몸으로 가장의 역할을 다하다보니 삶이 버거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슬픈 얼굴이 좀처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아서일까요.

오늘은 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슬퍼 보입니다.

한 참을 거리에 서 있다가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슬픔이 내려앉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어 보이는 것 마다 잿빛으로 보였던 겁니다.

두 발이 극락에 머물고 싶다면 환경이 아닌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불행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 잠시잠깐은 마음이 편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반대로 불행의 원인을 내게서 찾으면 순간은 괴롭겠지만 머지않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 자신이 성장하는 것과 비례해 세상 또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거리에서 슬피 우는 여인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살다보면 갑작스럽게 불행이 닥치기도 하니까요.

그럴 때는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어질 때까지 울고 또 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슬픔을 쌓아두는 것 또한 옳지 않으니까요.
오랫동안 슬픔을 억누르다보면 결국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 입게 되거든요.
그로 인해 자신이 사는 세상이 잿빛이 된다면, 상대가 살아가는 세상도

어두워집니다.
그를 위한 배려가 결국 그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가슴에 쌓아두었던 상처가 있다면 상대방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응어리를 풀어보세요.

 

- 월명스님의 희망레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