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만나고 싶다고 원 없이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만나고 싶지 않다고 언제까지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 인연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다가온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아름다운 만남으로 가꾸어 가는 것이다.
때로는 만나고 싶지 않은, 피하고 싶은 인연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런 인연조차도 나의 정성과 사랑으로,
극진한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좋은 인연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악한 인연이라면, 꼭 피해야만 할 만남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에선 인(因)과 연(緣)을 구분한다.
사람이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원인이나 조건이 인(因)이고
거기에서 비롯되어 발전하는 과정을 연(緣)이라 한다.
인은 사람이 어쩔 수 없으나 연은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붓다께선 “쓸데없는 반연(攀緣)을 짓지 말라”고 하셨다.
‘반연’이란 ‘기대어 인연을 맺는다는 뜻’ 이다.
칡이나 호박, 나팔꽃 같이 다른 나무를 감아 타고 올라가는 식물을
‘반연식물’이라고 하는데, 이에서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나쁜 사람을 멀리하거나 배척하는 일도 ‘쓸데없는 반연’을 짓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만났고 지금 내 곁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엄한 존재로 다시 새겨볼 일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맞이하는 매 순간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기막힌 인연으로
가득 차 있는지 정말 감사할 뿐이다.
<옮겨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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