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信賴에 관해 서양 사람들 끼리
주고받는 우스갯말이 있다.
어린 딸과 함께 좁은 다리를 건너던 아빠가
은근히 겁이나서 딸에게 말했다.
"얘야. 물에 빠지지 않게 내손을 꼭 잡으렴"
그러자 딸이 "아니,아빠가 제손을 잡으세요"
라고 말한다.의아해 하는 아빠가
"무슨 차이가 있길래"하며 묻자 딸은 이렇게 답한다.
"제가 아빠의 손을 잡았다가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저는 아빠의 손을 놓아 버리겠지만,
아빠가 제손을 잡는다면 무슨일이 일어나도
아빠는 제손을 절대로 놓지 않을테니까요"
손은 절박한 쪽에서 먼저 잡는 법이다.
신뢰란 본래 서로 믿고 의지하는 상태를 말하지만
신뢰의 정도가 완벽한 대칭인 경우는 거의 없다.
'신뢰 받을 짓을 했어야 신뢰하지'라고 말하지만,
모든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신뢰받을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신뢰 관계란 내게 충분한 정보가 없더라도
스스로 판단하여 먼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단 한 쪽에서 신뢰의 돌을 쌓기 시작하면
받는 쪽에서는
그 신뢰의 탑을 무너뜨리지 말아야 한다.
- 조선일보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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