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서 / 윤이산
침침한 눈으로
노선 안내판을 더듬고 있을 때
문득,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문득 생각나서 전화해봤다는
반쯤 열린 문을 왈칵,
열어젖히며
맨발로 뛰어 나오는
옛집의 불빛 같은 그 말.
흐릿해진 기억에 불이 켜지고
먼 거리를 성큼 당기며
지하철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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