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내가 느닷없이
쑥울 캐겠다고 작은
보자기와 칼을 들고 집을 나선다.
"아니 아파트에서 무슨 쑥타령이냐"고
했더니 "아랫마을 재래시장 가는길 양지쪽에
쑥이 제법 보이더라"고 헛일 삼아 한번 가보겠단다.
하더니
한시간 남짓 있다
돌아오는 아내 소리에
혹시나하고 나가보니 어! 제법 많이 캐왔다.
점심을 먹고
쑥을 가리는데
혼자하기 지루할 것같아 나도 좀 거들었다.
둘이서 나눠서 하니 지루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렇게라도 아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몸이 성할 땐
봄이면 주말에는
들로 산으로 나물을 캐려 같이 다녔었다.
옛날 이야기도 해가면서
집에서 싸간 도시락을 먹으며
소풍이라도 나가는 기분으로 바람도 쐬고
이런저런 나물을 많이 캐며 하루를 즐기고 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늙었고,
몸이 불편하기도 한데다
승용차가 있어도 운전 할
용기도, 엄두도, 나지 않아서
들이던, 산이던 나갈 여건이 안되어
그런 즐겁고 행복한 호사는 누릴 수가 없다.
나이들어
몸도 아프고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을 때가 되면 예전에 했었던
일들을 회상면서 "그땐 그랬었지,맞아!
이럴 때도 있었지"하고 둘이서 그 추억들을
이야기 하면서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는 것 그 또한 재미다.
오늘
아내가 캐온 쑥으로
쑥떡을 만들어 먹을 참이다.
그 또한
아내의 수고가 있겠지만.....,
쑥으로 만든 음식은 먹고나면
소화가 잘 되고 위장을 보호하는 약성이 있어
많이 먹어도 속이 편안하고 변비에도 좋아 은근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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