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에는 / 민병련
나무는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바라보는 것뿐.
그리워하는 것뿐.
그리워하는 만큼만 보여줄 뿐.
창문 밖의 세상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 않을 뿐.
창문 안에서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보여주려 했다.
내가 나무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지
나무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무는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다.
<옮겨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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