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한 평생/반칠환

highlake(孤雲) 2018. 8. 19. 11:29


한 평생/반칠환



요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 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헤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류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이 있었고,지음이 있었다.
꼬박 이레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 거렸다.
춤출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
노래 할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
모든 좋은 일이 좋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픈 숨만 남았구나.



그즈음 어느 바닷가에 천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 평생이다.


           <옮겨 온 글>           

                                (이미지 인터넷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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