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모음

苦炎熱(폭염에 괴로워하며)

highlake(孤雲) 2015. 8. 7. 16:25

 

 

雨天披雲曾無奈 우천피운증무내
熱處招風亦不能 열처초풍역불능
雖未開幬進禮蚊 수미개주진례문
寧敎拔劒怒微蠅 영교발검노미승
灑竹纖凉稍可喜 쇄죽섬량초가희
射窓斜陽苦相仍 사창사양고상잉
知是君來當辟暑 지시군래당벽서
神若秋水眸如氷 신약추수모여빙 

비 오는 날 구름 걷어낼 묘수가 아예 없듯이
무더운 곳에 바람 부르는 일 당최 불가능하지.
모기장 걷고 모기에게 살을 대주지는 못해도
힘없는 파리 보고 칼을 뽑아서야 되겠는가?
대숲에 이는 산들바람에 적잖이 기뻤건만
창문에 쏟아지는 석양빛은 호되게 괴롭구나.
잘 알겠네. 그대가 와주면 더위가 물러나겠지.
가을 강물 같은 정신에 얼음 같은 눈동자라서.

 

 

추사 김정희(김정희1786~1856) 선생이 8월초 폭염에

괴로워하다가 조금 익살을 섞어 시를 썼다.

비가 한창 내릴 때 비구름을 싹 걷어낼 능력 있는가?없다.

그렇듯이 이 폭염에 시원한 바람을 불게 할 능력도 없다.

호시탐탐 나를 노리는 모기에게 피를 희사할 만큼 이타심을

보이지는 못해도 더위에 짜증 난다고 파리를 보고 환도를

뽑아들 만큼 성깔 부려서야 될까?

다 참자. 대숲에 산들바람이 잠깐 지나가는가 싶더니만

석양빛이 창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그 괴로움을 견디기 힘들다.

<폭염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하면 물리칠까?

벗이여! 그대가 찾아와주게.

가을 강물처럼 시원한 그대 정신을 마주하고 얼음같은

그대 눈동자를 바라라보는 순간

더위는 씻은 듯 사라진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네.>

 

역/안대희(성균관대 한문학 교수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한시>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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