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한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전화기를 들면 손가락이 자꾸 쏠리는
전화번호를 가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저분한 내 방에 청소했답시고
한번 초대해보고 싶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병들어 아파할때
병문안을 와줬음 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가끔은 뜻하지 않는 장소에서 기다렸다가
놀란 얼굴을 짓게 하고픈 한 사람이 있습니다.
눈 내리는 날 2층 커피솦 문턱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무작정 기다리고픈 한 사람이 있습니다.
복잡한 주말 늦은 오후 많은 사람들 중에
혹시나 있을까 찾아보고픈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밤을 꼬박 같이 새보고 싶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애타게 이끄는 생각으로 가득차게 만드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괜히 앞에선 수줍어지고
어느때와는 그 감정이 달랐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 있어서
첫사랑이라 말해 주고 싶었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할때
살며시 내 기억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내게 사랑을 얘기해 보라하면
그 얘기의 주인공으로 말하고 싶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과 우정중 하나를 택하라면 평생 외로울지라도
사랑을 택하고 싶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문주 "여기 이 한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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