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2월의 詩 / 이해인

highlake(孤雲) 2024. 2. 3. 12:11

2월의 詩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2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때
깎아먹는 한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못한 일상에
새옷을 입혀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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